부상 그리고 외국인 선수인 래리 고든. 부산 kt의 시름을 깊어지게 만드는 두 가지 키워드다.
kt는 지난 2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55-95, 40점 차 대패를 당했다. 이로써 kt는 2승10패로 전주 KCC와 함께 공동 9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kt는 지난 18일부터 이어진 홈 3연전의 마지막 경기였다. 전자랜드와 동부전은 이미 패했고, 모비스를 상대로 반전을 이끌어내야 했다. 그러나 kt는 역부족이었다. kt의 부상 전력들, 그리고 단신 쿼터로 뽑은 외국인 선수 래리 고든의 끝모를 부진 때문이었다.
이미 kt는 1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잇따른 부상자들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전포지션에 걸쳐 다량의 부상자가 있다. 가드 최창진(팔꿈치), 김우람(발바닥), 김종범(안면 골절), 포워드 진에 박철호(허리), 그리고 골밑을 지켜줘야 할 크리스 다니엘스(햄스트링)가 빠져 있었다.
여기에 악재가 겹치고 겹쳤다. 조성민이 18일 전자랜드전에서 외쪽 무릎 내측 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해 두 달 정도 결장이 불가피하다. 박상오도 동부전에서 뒤꿈치를 다쳤다. 붓기가 아직 빠지지 않은 상태다. 부산 지역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일단 뼈나 인대에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용인 숙소로 이동한 이후 수원과 서울에서 교차 검진을 받고 최종 소견이 나올 전망이다.
최창진과 김우람, 박철호는 어느정도 회복돼 D리그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조동현 kt 감독은 이들의 1군 투입을 미뤄두고 있다. 조동현 감독은 "부상 선수들을 쉽게 올렸다가 1군에서 다시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조심스럽게 이들의 1군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부상 선수들은 회복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되어야 할 외국인 선수 문제는 난제다. 고든의 문제는 조동현 감독도 쉽사리 풀지 못하고 있다. 고든은 올해 23분15초를 소화하며 13.64점, 5.8리바운드 2.1어시스트의 평범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조동현 감독은 고든 얘기만 나오면 한숨이 먼저 나온다. 조 감독은 "고든이 독일리그에서 뛸 때는 3점도 곧잘 넣었다. 하지만 다니엘스가 부상을 당한 뒤 1옵션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는 듯 하다"면서 "해결사 역할을 해달라, 적극적으로 공격을 해달라고 말하지만 이것이 조급증으로 다가온 것 같다. 면담을 통해서 얘기를 나누지만 멘탈적으로 불안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교체라는 극단적 수단으로 눈길이 옮겨진다. 조동현 감독은 "좀 더 생각을 더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일단은 안고 갈 것이다"고 말했다. 트라이아웃을 한 선수들 가운데서 대체 외국인 선수를 뽑아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도 담겨 있었다.
가까운 곳에 카드는 있다. 마이클 이페브라의 일시 교체 선수로 들어온 창원 LG 마리오 리틀, 역시 네이트 밀러의 일시 교체 선수인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대안이다. 이들은 오는 27일까지 일시 교체 계약이 되어 있다. 리틀은 외곽에 특화되어 있고, 블레이클리는 언더사이즈 빅맨 계통이다. 두 선수의 성향이 다르다. 블레이클리의 경우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완전 대체를 할 지 고민 하고 있다.
'주포'인 조성민의 부상과 다니엘스의 부상으로 들어온 허버트 힐로는 쉽게 감당할 수 없는 골밑의 열세는 조동현 감독의 고민을 심화시킨다. 조 감독은 "지금 고민이 높이도 높이지만 외곽에서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선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리오 리틀과 블레이클리를 모두 염두에 두지만 고민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뽀족한 수가 없는 kt다. 부상과 고든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kt를 점점 힘들게 만들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