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31)의 트레이드 마크는 호쾌한 덩크슛, 그리고 탄력을 바탕으로 상대 기를 꺾게 만드는 블록슛이다. 그리고 이를 성공적으로 해낸 뒤에는 로드 특유의 세레머니가 따라온다.
지난 2010-2011시즌 부산 kt 소속으로 처음 KBL 무대를 밟은 로드는 현재 460개의 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269경기 만에 이뤄낸 기록. 블록슛이라는 기록 자체가 희귀한 편이긴 하지만 로드는 경기 당 1.71개의 블록을 기록했다. 전인미답의 기록이자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김주성(동부)의 1000블록슛의 기록은 아마 로드가 은퇴 할 때까지 KBL 무대에서 뛰어야만 넘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가까운 곳에 목표가 있다. 통산 463블록슛으로 2위에 올라 있는 서장훈(은퇴)의 기록이다. 로드는 서장훈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3위다. 3개의 블록슛만 기록하면 타이 기록이고, 4개를 기록하면 서장훈을 뛰어 넘을 수 있다. 시즌 내는 물론 2라운드 내에 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로드는 지난 22일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개인 최다인 43점을 쓸아담으며 팀의 95-55 대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관심사였던 블록슛은 없었다. 경기 당 블록슛 1개씩은 꼬박꼬박 기록했지만 올시즌 들어서 두 번째로 '무 블록슛' 경기를 펼쳤다.
경기 후 로드 수훈선수 인터뷰 자리에서도 블록슛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본인 역시 블록슛이라는 기록 자체의 어려움을 알고 있었다. 그는 "원래 블록슛이라는 기록 자체가 어렵기도 하고, 이제는 내가 블록슛을 잘하는 것을 상대 선수들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 선수들도 페이크를 하면서 파울 유도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팀으로서 수비를 하기 때문에 블록슛을 의식하지는 않지만, 블록슛을 하러 간다고 했을 때 상대 선수들이 다른 행동을 하면 그건 팀 수비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록보다는 팀의 조직적인 수비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덧붙였다.
하지만 이내 로드는 특유의 익살스런 웃음을 보이며 "내 특유의 세레머니가 있는데, 아마 상대 선수들이 그것을 보기 싫어서 페이크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록슛 부심'이 있는 로드만의 넉살이었다.
로드 특유의 블록슛 이후 세레머니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점점 그 순간은 다가오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