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인성 겸비' 전인지, '성공엔 다 이유 있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11.23 06: 00

전인지(22, 하이트진로)가 금의환향했다. 최고의 무대에서 정상에 우뚝 선 그였지만 자만감은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최고의 실력에 겸손이라는 인성까지 겸비했다. 차세대 국민골퍼로 손색이 없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성공하는 덴 다 이유가 있다. 
전인지에게 2016시즌은 눈부시도록 화려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신인왕과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을 수상했다. 지난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이후 38년 만에 신인왕과 베어트로피를 동시 석권한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전인지는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7위로 마감했다. 시즌 평균타수 69.583타를 기록해 이 부문 1위를 달리던 리디아 고(19, 뉴질랜드, 평균 69.596타)에게 역전극을 써내며 베어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기량이다. 전인지 본인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자만이 아닌 자신감이다. 더 대단한 건 그의 성품이다. 타인에게 돌리기 쉽지 않은 개인의 공을 주변인들에게 돌린다. 끝이 아니다. 팬들에게 일일이 손인사를 건네는 것은 물론 정성을 담아 사인까지 해준다.
지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전인지는 "리디아 고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받아 행복한 마무리를 했다"면서 "올 시즌 내가 잘하거나 못할 때 LPGA 관계자들과 선수들이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칭찬해줬다. 이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TV서 보던 선수들과 플레이 하는 게 믿기지 않았다. 꿈이 실현된 것 같아 말로 형용할 수 없이 기뻤다. 그런 선수들과 포옹하고 진심으로 축하를 받은 건 내 인생에서 뜻깊은 일"이라고 고마워했다.
전인지는 시즌 초반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정글의 세계에서 쉽지 않은 미션을 스스로 이겨냈지만 그는 이마저도 팀원들과 가족들에게 공을 돌렸다.
"우승을 못하고 준우승만 계속 했을 때도 우승의 발판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주변에서 굉장히 아쉬워해서 부담감도 생기고, 조금 흔들렸지만 팀원들과 부모님의 도움으로 잘 이겨냈다. 매니저와 캐디 등 모두의 노력이 잘 이루어진 결과다."
전인지는 올 시즌 온전치 않은 몸으로도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1차 목표는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올 시즌 부상이 완치되지 않아 2~3개 대회를 치르고 나면 퉁증이 있었다"는 그는 "현재 최대 목표는 '부상 완치 프로젝트'다. 다음 시즌엔 앞만 보고 나아갈 수 있도록 회복에만 전념하겠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전인지가 다음 시즌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공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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