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도 인정한 후계자…김주현, "내년엔 풀타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1.23 06: 14

"주현이가 4번을 쳐야 한다".
한화 간판스타 김태균(34)은 시즌을 마친 뒤 신인 내야수 김주현(23)을 한껏 치켜세웠다. 그는 "김주현이 앞으로 잘할 것이다. 왼손에 덩치 좋고, 스윙과 수비도 부드럽다. 얼굴도 최형우를 닮았고…"라며 "주현이가 4번을 쳐야 한다. 내가 6번을 치면 그만큼 우리 팀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겠나"고 기대했다.
북일고-경희대 출신 좌투좌타 김주현은 2016년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때부터 '제2의 김태균'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지만 프로 첫 해는 혹독했다. 무릎 부상 때문에 대부분 시간을 재활군과 육성군에서 보냈고, 회복 후 시즌 막판 퓨처스 경기에 이어 1군까지 올라와 짧게나마 프로의 맛을 짧게 봤다.

하지만 일본 미야자키에서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를 소화하며 잠재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무릎 아파서 조금 쉬었지만 점점 괜찮아지고 있다. 1루수로 생각하고 있다"며 "훈련할 때 넉살이 좋다. 배팅볼을 몸쪽 높게 던지면 스윙을 안 한다. '왜 스윙 안 하냐'니까 '볼입니다'라고 하더라. 폴을 살짝 벗어난 홈런성 타구에 '파울'이라고 하니 '폴을 스쳤습니다'라고 우기더라. 재미있는 선수"라고 웃었다.
그 어려운 김성근 감독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갈 정도로 김주현은 배포가 좋다. 그는 "감독님은 할아버지 같다. 뭔가 알려주실 때 바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지 않고 다시 물어본다. 다시 감독님이 자세히 설명해주신 대로 하면 잘했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신다"고 즐겁게 훈련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입단 첫 해 마무리캠프에선 3일 만에 부상으로 돌아갔던 김주현이지만, 이번에는 교육리그부터 50일 넘게 강행군을 소화 중이다. 그는 "작년 캠프에선 부상 때문에 목표로 한 것을 전혀 소화하지 못했다. 이번 캠프는 아프지 않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교육리그 때 일본투수들과 붙으며 프로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북일고 대선배 김태균의 조언도 잊지 않고 있다. 올초 고치에서의 스프링캠프 때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김주현을 방에 부른 김태균은 "나도 신인 때 처음에는 힘들었다. 어느 선수든 힘든 과정이 있으니 참고 견뎌라. 타격에선 자기만의 것을 확실히 갖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을 건넸다. 김주현도 "선배님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내년 시즌 목표는 1군이든 2군이든 가리지 않고 풀타임 시즌을 보내는 것이다. "올해는 부상 때문에 1~2군 경기 모두 거의 뛰지 못했다. 내년에는 풀타임으로 뛰어보고 싶다. 처음부터 잘하는 선수는 얼마 없다. 급하지 않게 하나하나씩 2군에서부터 단계를 밟아가고 싶다. 2군에서 열심히 준비해 1군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김주현의 말이다.
김태균도 인정한 후계자, 김주현의 내년 시즌 성장이 궁금해진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