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 기록시스템 먹통, 프로농구 또 구설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11.23 06: 31

기록의 스포츠에서 모든 기록 집계가 중지되는 해프닝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지난 2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 울산 모비스의 2라운드 맞대결. 모비스의 일방적인 우세 끝에 95-55, 40점 차 대승을 거뒀다. kt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채 허무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진정한 옥에 티는 기록 집계였다. 이날 경기의 모든 기록은 3쿼터부터 정지됐다. 문자 중계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경기 결과를 확인하려는 팬들과 취재진 모두 기록이 정지되자 3쿼터 부터는 경기 양상을 알 수 없게 됐다.

해프닝의 발단은 전반 종료 50초 전, 모비스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두 번째 페이크 파울을 범하면서 시작됐다. 스크린 과정에서 페이크 파울이 선언됐는데, kt의 공격 때 허버트 힐이 중거리 슛으로 득점을 올렸다. 득점 이후 심판진이 페이크 파울을 선언하면서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페이크 파울'은 지난 시즌까지 '플라핑 파울'로 불리던 것으로 선수들이 과장된 동작으로 파울을 유도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한 조항이다. 선수가 첫 번째 페이크 파울을 범했을 때는 경고가 주어지고, 두 번째 페이크 파울을 범했을 때는 테크니컬 파울이 주어진다. 테크니컬 파울 벌칙에 따라 자유투 1개와 공격권이 상대 팀에 주어진다.
kt는 블레이클리가 두 번째 페이크 파울을 범해 테크니컬 파울이 선언 됨에 따라 자유투 1개와 공격권을 얻었다. 이재도가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이어진 공격에서 고든이 2점을 성공시키면서 kt는 한꺼번에 5점을 올렸다. kt는 전반을 29-43으로 마쳤다.
하지만 3쿼터 시작과 동시에 심판진을 상황을 다시 정리했다. 3쿼터 시작과 동시에 심판진은 2쿼터 페이크 파울 당시 한꺼번에 올린 kt의 5점 가운데 페이크 파울 상황에서 나온 힐의 중거리 슛 2득점을 취소했다. 블레이클리의 페이크 파울이 나온 상황에서의 득점은 노카운트로 처리해야 한다는 심판진의 결정이었다.
결국 kt는 27-43으로 2점을 손해본 채 후반에 들어섰고, 후반전에는 별 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대패를 당했다.
그러나 심판진이 득점을 취소하고 결과를 정정하면서, 기록원들은 바빠졌다. kt 관계자는 "페이크 파울로 인한 득점이 취소되면서 3쿼터부터 모든 기록 시스템이 먹통이 됐다"고 밝혔다. 기록을 정정할 시간도 없이 3쿼터가 시작됐고, 결국 3쿼터 이후 선수와 팀의 기록은 모두 늦게 적용이 됐다. 경기 종료 때까지 정확한 기록은 나오지 않았다. 전광판은 정상적으로 가동이 되면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기록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기록 시스템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가동되지 않았다. 결국 기록원들은 경기 종료 이후 한 시간이 넘도록 기록을 맞춰보는 작업을 펼쳤다. 
'기록의 스포츠'라는 농구에서 선수와 팀의 기록은 모두 중요하다. 실시간으로 기록을 확인하는 팬들과 상황을 전달해야 하는 취재진에게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날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해프닝은 기록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jhrae@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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