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브+공격’ 타이스, 외로웠던 분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22 20: 42

타이스 덜 호스트(삼성화재)는 올 시즌 초반 V-리그 최고 외국인 선수로 뽑힌다. 기대 이상의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21일까지 329점을 올려 득점 부문에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55.66%의 공격 성공률 또한 3위다.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지만 리시브에도 가담을 하고 있으니 트라이아웃 제도상에서 뽑을 수 있는 최정상급의 선수이라는 평가는 일리가 있다. 반대로 상대팀들은 타이스를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경기의 사활을 쥐고 있다. 아직 박철우가 합류하지 못한 삼성화재는 타이스가 53.3%의 공격을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공격 의존도가 심하다. 말 그대로 타이스만 틀어막으면 승리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혹은 타이스에게 줄 것은 주고, 다른 선수들을 막으면 역시 승리 확률은 높아진다. 어쩌면 선택지를 단순하게 만들 수 있다.
22일 현대캐피탈은 이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2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다. 타이스는 잘했다.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28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도 62.79%에 이르렀다. 범실이 9개로 조금 있기는 했지만 제 몫은 다했다. 하지만 뭔가 자유롭지 못하고, 에너지 소모가 심한 인상은 분명했다. 현대캐피탈의 서브 폭탄 때문에 발이 묶이는 장면이 더러 나온 탓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0월 21일 대전에서 열린 팀간 1라운드 경기에서 타이스에게 혼이 났다. 세트스코어 3-2로 이기기는 했으나 타이스에게 무려 51점을 내줬다. 타이스는 58.21%라는 무지막지한 공격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61.54%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뽐냈다. 높이가 있는 현대캐피탈도 타이스의 공격을 제대로 건져내기 힘들었다.
당시 경험이었을까. 현대캐피탈은 이날 타이스를 집중 공략했다. 일단 시작은 타이스를 향한 강서브였다. 타이스는 1라운드 당시 5세트를 통틀어 단 9개의 리시브를 했다. 삼성화재의 리베로나 다른 보조 공격수들이 타이스를 철저하게 감쌌다.
하지만 이날 현대캐피탈은 서브로 타이스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서버들이 타이스의 위치만 찾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리시브를 받고 다시 뛰어오르기는 쉽지 않은 일. 여기에 타이스의 리시브까지 흔들리며 두 배의 효과를 냈다. 타이스는 1세트에서만 7개의 리시브를 처리해야 했고, 2세트에서도 5개를 받았다. 1·2세트만으로도 1라운드 맞대결보다 더 많은 리시브 부담에 시달려야 했다.
여기에 리시브 불안시 삼성화재의 공격 루트가 타이스에게 집중된다는 것을 알고 선택과 집중을 했다. 타이스가 공격을 할 때는 어김없이 2~3명의 블로커가 뛰어올랐다. 1세트에는 최민호와 신영석이 각각 한 번씩 타이스를 요격하는 데 성공하는 등 타이스의 공격 성공률을 40%로 묶었다. 현대캐피탈이 중반 이후 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1세트에서 유독 몸놀림이 둔해보였던 타이스도 2세트부터는 힘을 내기 시작했다. 공격 타점과 타법을 찾았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타이스가 후위에 있을 때 나머지 공격수들을 꽁꽁 묶으며 14-16에서 20-18로 경기를 뒤집었다. 타이스의 공격도 블로커들의 손에 걸리지 않았을 뿐, 타이스의 공격 패턴을 파악한 현대캐피탈은 적절히 코트에 포진해 수비로 걷어냈다.
그럼에도 타이스의 분전은 계속됐다. 1세트보다는 2세트가, 2세트보다는 3세트의 힘이 더 좋았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3세트에서도 상대 블로커들의 시선을 분산시킬 만한 이렇다 할 공격 루트를 개척하지 못했다. 역시 할 만하면 팀의 발목을 잡은 리시브 불안이 컸다. 라이트에서 타이스의 부담을 덜어줘야 했던 김명진이 4점(공격 성공률 33.33%)에 머무른 것이 패착이었다. 타이스에 이은 팀 내 득점 2위는 센터 김규민(7점)이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천안=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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