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세터 진가’ 노재욱, 세터가 경기 지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22 20: 41

장신세터가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 한 판이었다. 현대캐피탈의 주전세터 노재욱(24)이 세터가 경기를 지배하는 정석을 보여주며 팀의 승점 3점을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의 완승을 거뒀다.
만날 때마다 치열한 혈투를 거듭했던 자존심 싸움에, 올 시즌 1라운드에서도 5세트에서 승패가 결정된 두 팀의 대결이었다. 이날도 3위 자리를 놓고 막상막하의 대결이 예상됐는데 의외로 현대캐피탈이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21점을 올린 주포 문성민도 잘했지만 세터 노재욱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한 판이었다.

노재욱은 191㎝의 장신을 자랑하는 세터다. 전 소속팀인 KB손해보험에서는 빛을 발하지 못했으나 현대캐피탈 이적 이후 최태웅 감독의 조련을 거쳐 팀의 선장으로 거듭났다. 세기나 경험에서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지만 장신세터가 가진 장점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라는 게 최 감독의 설명이었다.
장신세터는 상대적으로 공까지 이르는 도달 거리가 짧아 더 빠른 토스를 해줄 수 있고, 높은 곳에서 토스를 할 수 있어 공의 체공시간이 짧다. 체격이 있어 코트 곳곳에 힘있게 토스를 쏴줄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노재욱은 이날 이런 장점을 완벽하게 살림은 물론, 삼성화재의 블로커들을 따돌리는 노련한 토스로 공격수들을 편하게 했다. 노재욱의 허를 찌르는 토스 덕에 현대캐피탈 공격수들은 원블로커 상태에서 강한 공격을 시도할 수 있는 장면이 더러 나왔다. 특히 이날은 라이트 포지션의 문성민과의 호흡이 기가 막혔다. 문성민의 컨디션이 워낙 좋기도 했지만 노재욱의 빠르고 강한 토스에 삼성화재 블로커들의 발이 좀처럼 따라가지 못했던 것도 컸다.
네트에 붙은 공도 능수능란하게 처리했다. 2세트 10-11로 뒤진 상황에서 박주형의 리시브가 길어 네트를 넘어가자 노재욱은 류윤식과 맞붙어 힘으로 공을 상대 코트에 밀어 넣었다. 삼성화재의 도망가는 발걸음을 잡은 재기 있는 플레이였다. 추격 당한 24-23에서도 귀한 플레이가 나왔다. 서브 리시브가 잘 되지 않으며 공이 상대 코트로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노재욱은 껑충 뛰어올라 이 공을 건져냄과 동시에 전광석화같은 최민호의 속공으로 연결시켰다. 세트를 구해내는 플레이였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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