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39)이 두산 베어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았다.
두산은 22일 홍성흔의 은퇴를 발표했다. 거취를 놓고 고민이 없지 않았지만 두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3할1리, 2046안타 208홈런 1120타점으로 화려하다. 두산에 몸담고 있는 동안 세 번의 우승(2001, 2015, 2016)을 경험했고, 그 중 올해를 제외한 두 번은 엔트리에도 포함되며 우승에 기여했다.
은퇴하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기량 쇠퇴다. 2014년 타율 3할1푼5리, 20홈런 82타점으로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보이던 홍성흔은 지난해 타율이 2할6푼2리로 크게 떨어졌다. 홈런도 7개로 줄었다. 부상도 잦아졌고, 올해는 1군에서 17경기 출장에 그쳤다.
두산은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시즌 중 “홍성흔이 이렇게 은퇴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그가 가끔씩이라도 1군에서 제 몫을 해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그러나 불혹의 나이에 1군에서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좋은 자원이 많은 두산에 속해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결국 8월에는 홍성흔의 지원군이었던 김 감독마저 앞으로는 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가지 않은 것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두산이 일본 미야자키에서 한국시리즈 준비를 할 때 홍성흔은 동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시리즈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그는 정든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다른 팀에서 백의종군하며 현역 생활을 연장하는 것도 선택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은퇴를 선언하며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았다. 4년간 롯데에 몸담기도 했지만 홍성흔만큼 두산 야구의 색깔을 진하게 표현하는 선수도 없었다.
우타자 최초 2000안타에 빛나는 홍성흔이 날린 통산 2046개의 안타 중 1478개는 두산에서 기록한 것이다. 이는 김동주(1710개)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새 팀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려 했던 김동주와 달리 홍성흔은 은퇴를 선택한 것은 차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