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차이나] 한류 금지 ‘한한령’, 드라마·예능·영화 등 총체적 위기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6.11.22 10: 39

[OSEN=지민경 인턴기자] 중국 발 ‘한한령’이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내 한국 연예인 출연을 제재하는 ‘한한령’은 비록 공식 문건으로 실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영향력만큼은 강력해지고 있다.
몇 달 전 미국과 한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 배치를 논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중국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한류 금지령을 내렸다는 소문이 돌며 처음 ‘한한령’이 대두됐다. 이후 잠잠해진 듯 보였던 ‘한한령’이 배우 송중기의 중국 광고 모델 교체 건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매체들도 연일 ‘한한령’ 관련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정부 측에서는 부정하고 있지만 ‘한한령’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고, 특히 지난 9월 이후부터 더욱 엄격히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중국 내 관련 업계들도 대부분 ‘한한령’ 때문에 몸을 사리고 있다.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기로 이미 계약이 진행된 일도 계약을 파기하고, 이미 촬영된 분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연예인으로 대체해 재촬영에 들어가고 있다. 또한 각종 기자회견장에서도 한국 연예인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미 촬영을 끝낸 드라마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가 중국 매체에 말하길 “‘한한령’이 심해지기 이전에 촬영을 허가 받았던 작품들도 한국과 관련된 작품이라면 현재 상황에서는 방송국에서 절대 방송해주지 않는다”며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에서도 한국 관련 드라마를 사기 어려워질 것이고 영화사에서도 배급이 힘들 것이다. 이런 작품들은 결국 그냥 방치되는 것이다”라고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한한령’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호남, 저장, 동방, 장쑤 등 중국의 4대 방송사가 발표한 2017년 드라마 편성표 상에는 한국과 관련된 드라마는 한 편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중국의 예능프로그램들은 ‘한한령’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는 제작 주기가 짧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특성때문.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방송에 대해서는 방송사에서 한국 연예인 출연 장면을 대부분 편집하거나 심지어는 모자이크 처리까지 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가수 황치열은 중국판 ‘아빠 어디가’에서 돌연 하차를 선언했다. 이는 모두 ‘한한령’의 영향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매체와 인터뷰한 한 관계자는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이외에도 영화, 광고, 공연,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까지 대중문화 예술 전반에 ‘한한령’이 적용되고 있다. 이를 위반할 시 거액의 벌금이 주어진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한령’의 실제 사례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관련 업계들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할 때인 것으로 보인다. /mk3244@osen.co.kr
[사진] 드라마 '금의야행' 포스터, 중국판 '아빠 어디가 시즌4'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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