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고양이띠’, 요리와 멜로 둘 다 잡을 수 있을까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11.22 06: 50

 독특한 드라마인 것은 분명하다. 베트남을 배경으로 요리사와 눈이 보이지 않는 여자의 로맨스에 베트남 요리의 레시피가 얹어졌다. 레시피 드라마를 표방한 올리브TV의 '고양이띠 요리사‘(이하 고양이띠)는 멜로도 잡을 수 있을까.
지난 21일 오후 처음 방송된 ‘고양이띠’는 베트남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여문준(이기우 분)과 시각장애인 이수지(김소라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고양이띠’는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레시피 순서에 집중한 레시피 드라마로 첫 방송에서도 실제 음식을 먹고 만지는듯한 사실적인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베트남 현지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이 진행된 만큼 드라마 속 베트남 요리들은 한층 더 현실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들이 등장하기에 문준이 요리하는 과정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특히나 베트남 쌀국수의 한 종류인 분짜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시청자들에게는 더욱더 이해할 수 없는 요리 과정이 이어졌다.
요리하는 과정에 힘을 준 만큼 스토리나 각본의 전개도 우연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우연히 지수를 만난 문준이 잠시 한눈판 새 헤어지고, 지수는 또 한 번 우연히 문준의 가게에 들어서게 된다.
무엇보다 시각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시각장애인에 대한 공부나 연구는 부족해 보인다. 다 큰 성인이라지만 안전도 확보되지 않은 공원에 걸어서 160걸음이라는 정보만 남겨두고 시각장애인 지수를 두고 떠나는 강민경(한유이 분)도 이해되지 않고, 한국도 아닌 물어볼 사람도 없는 해외에서 친구에게 전화하지 않고 지팡이에 의존해서 길을 찾아가는 무모한 지수의 행동도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고양이띠’는 기본적으로 드라마다. 제작진은 드라마에 요리를 얹어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드라마 자체가 허점투성이라면 새로운 시도 자체가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다./pps2014@osen.co.kr
[사진] '고양이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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