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빈 자리 내가 노린다①...'신인' 이정은과 이소영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11.22 06: 30

2016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박성현(23, 넵스)의 천하였다. 일곱 번이나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다승왕, 상금왕, 최저 타수 등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박성현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KLPGA는 다음 시즌 박성현의 뒤를 이을 새 스타를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3승을 기록하며 박성현을 제치고 대상을 확정한 고진영(22, 넵스)과 신인왕 이정은6(20, 토니모리)을 비롯해 쟁쟁한 이들이 호시탐탐 여제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올해 숨 막히는 신인왕 경쟁을 벌인 두 주인공 이정은과 이소영(19, 롯데)이 첫 후보들이다.
▲ 이정은, "사람 대 사람으로 진심이 통하는 선수"

이정은은 올 시즌 평균타수 13위(71.68타), 대상포인트 17위(168점), 상금순위 24위(약 2억 6000만 원) 등에 오르며 신인왕 포인트 2012점을 획득, 경쟁자 이소영(1978점)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신인왕에 등극했다. 
이정은은 "목표 중 하나였던 신인왕 타이틀을 얻게 돼 만족스럽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도 많이 느꼈다. 투어를 뛰면서 많은 것을 배우며 성숙해졌다. 동계훈련을 통해 조금 더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시즌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보다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신인 답지 않은 성숙함을 보였다. "우승을 못한 게 아쉽지는 않다. 차근차근 한 계단씩 올라가는 것을 즐기고 있다. 우승이 너무 빨리 오는 것도 나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차근차근 부족한 부분을 채우다 보면 내년엔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정은은 다음 시즌 LPGA 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박성현의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욕심부리지 않겠다고 했다. "올해 신인왕이 됐다고 해서 너무 기대하거나 욕심을 부리면 안될 것 같다. 2016년을 시작했을 때처럼 초심으로 돌아가 단기 목표를 잘 설정하고 준비한다면 좋은 성적이 따라올 것"이라는 그는 "큰 기복 없이 플레이 하는 게 장점이지만 숏 게임은 조금 더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정은은 골프를 잘 치는 선수보다는 사람 냄새가 나는 선수가 되길 원했다. "허윤경 프로가 롤모델이다. 골프선수는 기본적으로 골프를 잘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 됨됨이가 더 중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인성이 중요하다는 교육을 많이 받았다. 골프는 잘 치는데 인성이 나쁘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허윤경 프로처럼 항상 웃으며 사람 대 사람으로 진심이 통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 이소영, "나만의 스타일로 즐기면서...줄리 잉스터처럼"
이소영은 "한마디로 시원섭섭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루키로서 첫 해를 보내면서 1승과 신인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있었는데 일부는 이뤘고 일부는 그러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지만 첫 해에 투어 생활의 기반이 될 경험을 많이 했다.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소영은 올 시즌 평균타수 17위(71.90타), 상금순위 18위(약 2억 9700만 원), 대상포인트 21위(154점) 등에 오르며 시즌 최종전까지 이정은과 신인왕 경쟁을 벌였지만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다. 아쉬움이 가득했다. "솔직히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마지막까지 집중했어야 했는데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부족해 그러지 못했다. 올해 느꼈던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다음 시즌 더 나은 플레이를 보여주겠다."
이소영은 지난 7월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with SBS'서 첫 우승컵을 품에 안는 기쁨을 맛봤다. 이소영은 "나만의 스타일이 많이 반영되었던 프로 데뷔 첫 우승이라 무엇보다 값진 우승이었다. 욕심을 너무 부리지 않고 편하게 경기에 임했던 게 좋은 성적으로 연결됐다. 앞으로도 즐기면서 편하게 한다면 자연스레 좋은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으로 건너간 박성현에 대해서는 "나중에 꼭 챔피언 조에서 함께 플레이해보고 싶을 정도로 개인적으로 굉장히 멋있는 선수이자 선배"라며 "꼭 누구를 의식하거나 경쟁자로 생각하기보다는 나만의 스타일로 편하게 즐기면서 플레이하고 싶다. 올해 부족했던 체력을 다음 시즌 많이 보강해서 최종전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소영은 "한 해 동안 투어생활을 하며 코스공략에 따른 샷감이 좋아졌다.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 트러블샷과 퍼팅, 숏게임을 위주로 많이 보완하고 있다"면서 "롤모델은 줄리 잉스터(미국) 프로다. 오랫동안 투어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나도 잉스터처럼 투어 생활을 오랫동안 즐겁게 하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dolyng@osen.co.kr
[사진] 이정은(위)-이소영(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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