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욱이 지도자로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복수의 야구 관계자에 따르면 정현욱은 현역 은퇴 발표 이후 삼성 구단의 코치직 제의를 받아 들이기로 했다. 보직은 추후 결정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현욱은 삼성 시절부터 훌륭한 지도자가 될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뛰어난 실력도 실력이지만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아왔다. 퓨처스에서 고생하는 후배들을 위해 야구용품을 챙겨주고 틈날때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반면 후배들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일 때면 날이 바짝 선 독설로 정신을 차리게 했다.
정현욱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삼성 마운드의 기둥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표현할 만큼 그가 미치는 영향은 대단했다. 그래서 일까. 후배들은 "나도 정현욱 선배님과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출중한 기량 뿐만 아니라 인고의 세월을 거쳐 정상 반열에 오른 선배의 끊임없는 노력을 배우고 싶다는 의미였다.
정현욱은 LG에서도 투수조의 기둥 역할을 하면서 체질 개선에 이바지했다. 2014년 위암 수술을 받는 등 현역 은퇴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불굴의 의지로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하며 야구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후배들은 "배우고 싶은 선배님"이라고 입을 모은다. LG 구단 수뇌부는 살아 있는 교과서와 같은 정현욱의 현역 은퇴를 만류했지만 본인의 의지는 확고했다.
정현욱을 오랫동안 쭉 지켜봐왔던 삼성은 이러한 부분을 높이 평가해 코치직을 제안했고 선수 양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정현욱은 동대문상고를 졸업한 뒤 1996년 프로 데뷔 후 삼성과 LG에서 뛰면서 통산 51승 44패 24세이브 89홀드(평균 자책점 3.80)를 거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