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유턴? 나바로-리즈, 현실론과 불편함 사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1.21 07: 02

일본에서 실패한 외국인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다시 한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냉정한 현실 앞에서 그들에게 시선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지난 17일 야마이코 나바로(29)가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공식 퇴단했다. 이어 19일에는 레다메스 리즈(33)가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두 선수 모두 1년 만에 일본에서 실패한 외인이 됐고, 내년 시즌 새로운 팀을 물색해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그들이 공식적으로 자유의 몸이 되자 KBO리그 복귀 가능성에서 시선이 쏠린다. 이미 실력이 검증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전 소속팀에서 보류권을 포기한다면 여러 팀에서 관심을 가질 법하다.

나바로의 전 소속팀 삼성은 이미 스카우트 팀이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파견돼 몸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나섰다. 올해 외인 농사 대흉작으로 고생한 삼성에 나바로만한 확실한 카드는 없다. 2014~2015년 KBO리그를 지배한 나바로가 돌아온다면 2루수 자리와 타선의 힘을 한 번에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리즈도 2011~2013년 3년간 LG에서 주축 외국인 투수로 활약했다. LG는 올 시즌 후반 합류한 데이비드 허프와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인상을 남긴 헨리 소사가 있어 굳이 리즈에 매달리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두 선수와 재계약 협상이 어떻게 흘러가느냐 여부에 따라 리즈에게 관심을 가질 여지는 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한국으로 유턴한 선수들의 활약을 보면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해가 된다. 과거 게리 레스, 클리프 브룸바가 일본에서 실패했지만 한국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당장 올 시즌만 해도 일본에서 기를 펴지 못한 앤디 밴헤켄이 후반기 넥센으로 복귀한 뒤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전히 한국과 일본리그 사이에 실력 차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고, 외국인선수들도 그 영향권에 있다. 리그의 수준 차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움직여야 할 부분이 있지만 불편한 시각도 없지 않다. 한국에서 키운 선수가 일본에 팔려나가는 것도 모자라 실패한 선수들이 다시 한국으로 오는 모양새가 그렇다.
게다가 나바로와 리즈는 전 소속팀과 갈등이 있거나 신의를 저버린 선수들이다. 나바로는 1년 전 삼성과 협상에서 성실한 조항을 거부했다. 상습적이 지각, 태만함으로 동료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리즈는 2014~2015년 두 차례 계약 과정에서 LG를 닭 쫓던 개 신세로 만들었고, 팀의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을 줬다.
프로는 다른 무엇보다 실력으로 말해야 하는 곳이다. 나바로와 리즈가 다시 KBO리그에 돌아와 실력으로 증명한다면 그들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수그러질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을'의 위치를 자처하는 KBO리그가 감당해야 할 몫도 있다. /waw@osen.co.kr
[사진] 나바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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