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FA에 구단들 전전긍긍, 전력 유출 후유증은?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11.21 06: 10

각 팀들이 FA 집안 단속에 실패하면 어떻게 될까.
11일 FA 시장이 개막한 후 2명의 선수만이 계약을 맺었다. 김재호(두산, 4년 50억원)와 나지완(KIA, 4년 40억원)만이 원 소속팀에 잔류했다. 두산은 주장으로 팀 우승을 이끌었던 주전 유격수를 잡아야 했다. 특히 김재호를 잡지 못했다면 내야 수비에서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KIA는 리그 출루율 3위(0.451) 나지완을 잡으면서 중심타선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수비가 아쉽지만 공격에선 25홈런 90타점으로 활약했다.
두 명이 계약한 후 다시 FA 시장은 잠잠하다. 대어급 선수들에게는 해외 진출까지 달려있어 장기전이 될 전망. 내부 단속에 실패할 경우 각 팀들의 전력 누수는 어떨까. 먼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투수 이현승과 내야수 이원석이 남아있다. 이현승은 마무리 투수로 불펜진을 이끌었다. 시즌 막판 다소 부진했으나 한국시리즈에서 제 몫을 해줬다. 불펜이 약한 두산이기에 필요한 자원이다. 이원석은 주전은 아니지만 백업으로 쓰기 요긴하다. 최주환, 류지혁 등 두산의 백업 자원이 풍부하기에 잔류해도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무른 NC는 용덕한, 조영훈이 FA다. 두 선수 모두 주전급은 아니기에 ‘대형 계약’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용덕한은 김태군을 받치는 백업 포수다. 올 시즌도 88경기를 소화했을 정도. 젊은 포수진이 성장하기 전까진 용덕한이 해줘야 할 임무가 있다. 조영훈은 올해 109경기에서 타율 3할3푼5리 5홈런 35타점의 활약. 에릭 테임즈가 빠졌을 당시 그 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테임즈의 거취에 따라 조영훈의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타격에선 확실히 능력을 갖춘 선수다.
LG는 가장 많은 3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취득했다. 우규민과 봉중근, 정성훈이 그 주인공. LG는 외국인 2명에 류제국, 우규민으로 선발진으로 꾸려왔다. 젊은 투수들이 뒤를 받치고 있으나 아직 확실히 자리 잡진 못했다. 우규민이 필요한 이유다. 봉중근, 정성훈도 베테랑으로 제 몫을 해줬다. 하지만 역시 금액이 관건이다. KIA는 양현종 잔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인이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어, 기다려야 하는 상황.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빠진다면 당장의 선발 공백이 생긴다. 올해는 무려 200⅓이닝을 소화했던 양현종이다.
SK도 비슷한 처지다. 김광현이 해외 진출을 포기한다면 무조건 잡아야 하는 카드이다. 양현종과 마찬가지로 토종 에이스일 뿐만 아니라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SK는 다음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트레이 힐먼 감독을 영입, 다시 5강에 도전한다. 김광현의 잔류 여부에 따라 선발진의 무게가 달라진다. 롯데도 3루수 황재균이 중요하다. 황재균은 팀에서 가장 많은 27홈런 113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3할3푼5리로 이 역시 최고 기록. 기록이 황재균의 필요성을 말해준다.
삼성은 투타 에이스 차우찬, 최형우를 잡아야 한다. 내부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차우찬은 올 시즌 12승 6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았으나 리그에서 탈삼진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다. 크게 아픈 적이 없었고 전천후 활약이 가능하다. 올 시즌 9위로 처졌던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선 전력 누수가 있어선 안 된다. 최형우는 안타, 타율, 타점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리그 최고의 타자였고 MVP 경쟁까지 펼쳤다. 단숨에 영입 구단의 전력을 바꿔놓을 수 있다.
kt는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과 협상하고 있다. kt 역시 “현재 전력에서 누군가 빠지는 건 안 된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진영은 올 시즌 부상으로 풀시즌을 치르진 못했다. 하지만 타율 3할3푼2리 10홈런 72타점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kt는 유망주 외야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유한준, 이진영 등 베테랑들처럼 확실한 결과물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외부 FA 중 타자를 영입하지 않는 이상, 타선에서 필요한 존재일 것이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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