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신분조회를 받은 6명의 FA(프리에이전트)는 과연 어떤 길을 걷게 될까. 김광현(28), 양현종(28), 차우찬(29), 우규민(31), 최형우(33), 황재균(29)은 당분간 해외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이제 막 오프 시즌이 시작됐다. 퀄리파잉 오퍼 및 수락이 끝났고, FA 계약이 한 두 명 나오고 있다. 절정은 윈터미팅 기간이다. 올해는 12월 6~9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다. 워싱턴D.C 근처다.
정말 선수가 미국 진출을 원한다면(국내 협상 압박이 아니고, 적은 돈에도 꿈에 도전하겠다는 자세라면) 에이전트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가 온다. 메이저리그의 신분 조회가 '에이전트의 노력'에 의한 결과가 아니라면 더더욱. FA 6인의 돕고 있는 에이전트, 그들은 능력에 달렸다.
#황재균- GSI(Global Sporting Integration)
6인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는 황재균이다. 황재균은 지난달 하순 미국으로 출국해 휴식과 함께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황재균의 에이전트사인 GSI(Global Sporting Integration)는 오는 22일 플로리다에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를 대상으로 쇼케이스를 연다. 몇몇 스카우트가 황재균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자 한번에 초청, 공개 훈련을 한다. 미국에서 황재균을 향한 시선은 저렴한 3루수 백업 옵션.
셀링 포인트는 장타력을 갖춘 3루수다. 빅리그 FA 시장에서 실력있는 3루수 자원은 적다. ESPN이 꼽은 FA 랭킹 100위 안에 3루수는 3명이다. GSI의 이한길 대표는 지난해 겨울 급박하게 황재균의 포스팅시스템을 신청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1년간 차근차근 준비했는지는 윈터미팅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최형우- 스포츠 인텔리전스그룹
FA 최고 타자인 최형우의 에이전트는 스포츠 인텔리전스그룹의 김동욱 대표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에이전트로 삼성 선수들과 친분이 깊다.
시즌 때만 해도 최형우는 우선 순위는 국내-일본-미국이었다. 최형우측은 최근 "해외 진출은 일본보다 미국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형우의 셀링 포인트는 김현수와 비교일 것이다. 정교함은 김현수가 우위라면 파워는 최형우가 낫다. 좌익수 수비와 주루는 김현수가 약간 우위(그럼에도 빅리그에서 김현수는 대수비, 대주자로 교체된다). 그런데 최형우는 나이가 많다. 이대호보다 한 살 적다. 타격 외에 수비, 주루는 평균 보다 아래인 최형우의 몸값이 높을 리 없다. 국내 잔류시 보장받을 거액과는 큰 차이가 날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겨울 일본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올린 오승환을 괜찮은 몸값으로 진출시킨 성과를 냈다. 이번에는 미국에서는 잘 모르는 최형우를 어필해야 한다.
#김광현, 양현종- 스포스타즈
김광현과 양현종은 같은 에이전시 소속이다. 스포츠컨텐츠 제작, 마케팅 프로모션 등을 하는 해피라이징의 자회사 스포스타즈의 도움을 받아 해외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SK에서 외국인 담당, 홍보 등을 지낸 김현수 이사가 움직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국내 잔류한다면 원소속팀의 통큰 베팅을 제안받아 놓은 상태다.
김광현은 잘하면 선발 끝자락으로 평가 받는다.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기량을 보여줘 스카우팅 리포트는 충분히 누적된 상태. 몸값에 상관없이 도전 정신만을 내세운다면 빅리그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전성기였던 2008~2010년과 비교해 여전히 구위가 좋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잔부상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양현종은 2년 전 포스팅 시스템 당시 김광현보다는 평가(이적료)가 낮았다. 지금도 비슷할 전망. 불펜 요원으로 평가받는 양현종은 김광현과 포지션이 중복된다. 적은 몸값 내지 불안한 신분 상태(스플릿 계약)도 감내한다면 길은 생길 수 있다.
#우규민- 리코스포츠 에이전시
우규민의 에이전시는 리코스포츠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볼티모어)는 이예랑 리코스포츠 대표와 손잡은 결과였다.
지난해 김현수가 FA 자격을 얻자 이예랑 대표는 미국행을 본격 시도했고, 짧은 준비에도 불구하고 윈터미팅을 통해 좋은 조건(2년 700만 달러)으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높은 출루율, 적은 삼진 숫자, 정교함, 건강함 등 확실한 장점만을 셀링했다.
우규민은 사이드암이라는 장점이 있다. 낯선 투구폼으로 불펜 요원으로는 적합하다. 2011년 언더핸드 정대현은 볼티모어와 2년간 320만달러로 합의했다가 신체검사에서 문제가 생겨 불발됐다. 그 정도 대우라면 대성공일 것이다.
#차우찬- 센트럴 퍼시픽 에이전시
차우찬의 에이전트는 센트럴 퍼시픽 에이전시의 정창용 대표다. 이승엽(삼성), 이대호(전 시애틀)가 일본에서 뛸 때 통역과 전력분석 등을 맡았다. 대표적인 지일파로 인적 네트워크도 넓다. 일본의 유명 에이전트 미토 시게유키 변호사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차우찬의 해외 진출은 미국보다는 일본쪽으로 현실성은 높아 보인다. 정 대표는 시즌 때부터 꾸준하게 일본쪽과 교류를 해 왔다. 150km의 왼손 투수. 불펜과 선발 모두 가능한 장점. 그러나 일본 야구에서 중시되는 제구력은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변화구의 예리함도 냉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