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광수가 두 얼굴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웹 드라마 ‘마음의 소리’에서는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친근감 가득한 만화가 조석으로, ‘안투라지’에서는 촐싹 맞기 그지 없는 무명 배우 차준으로 얼굴을 바꾸는 연기를 펼치는 중이다. 이광수의 전매특허인 유쾌함을 기본 바탕으로 깔면서도 확연히 다른 인물을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광수는 우선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공개되는 ‘마음의 소리’에서 조석을 연기한다. 평범한 듯 보이나 비범한 엉뚱한 남자를 연기한다. 원작 만화에서 툭 튀어나왔다는 호평을 받을 정도로 원작의 귀여운 매력을 훌륭히 표현 중이다. 이 드라마가 웃긴 장치가 가득한 코믹 가족 드라마이기에 발랄한 분위기가 감도는데 이광수는 과하지 않게 연기하고 있다. 행여나 거북할 수 있는 엉뚱한 이야기도 이광수가 맛깔스럽게 그리고 세밀한 감정 표현을 녹이다 보니 편안한 웃음을 안기는 중이다.
‘마음의 소리’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현재 인기리에 공개되고 있다. 여기에는 이광수가 적절하게 수위 조절하며 펼치는 연기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광수는 데뷔 후 유쾌한 인물을 많이 연기했는데, 튀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맥락을 잘 잡았다. 그래서 올해 초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눈물 많은 진짜 효자를 연기하며 안방극장을 울릴 때, 그의 빼어난 연기가 새삼스럽게 화제가 됐다. 연기 잘하는 이 배우가 진중한 인물로 눈물샘을 자극할 때 시청자들이 예능과 전작 속 유쾌한 이광수를 완벽하게 잊었기 때문. 대중이 이광수라는 배우를 바라볼 때 원하는 친근한 매력을 잠시 넣어뒀을 때도 푹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랬던 이광수는 현재 방영 중인 두 작품에서 비슷한 듯 보이나 다른 인물을 표현한다. ‘마음의 소리’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친근한 인물이라면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에서는 지질하고 안쓰러운 민폐 인물로 분한다. 무명 배우 차준을 연기하며 망가지기도 참 많이 망가지고, 웃기기도 참 많이 웃긴다. 미국 원작 드라마에서 그랬듯이 성적 농담이 세고 남자들간의 장난이 지나친 요소가 있는데 이광수는 천연덕스럽게 ‘B급 인물’인 차준을 생동감 넘치게 연기한다. 극도로 지질하고 극도로 부족한 요소가 많아 실소가 터지는 인물을 철판 깔고 표현하는 중이다. 호불호가 엇갈리는 이야기지만 이광수가 참 연기 잘한다는 원작 인물을 잘 표현한다는 칭찬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배우가 두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대중을 만난다는 일은 참 부담스러운 일이다. 배우의 의지와 관계 없이 사전 제작 드라마인 까닭에 벌어진 일인데 이광수는 두 얼굴, 그리고 작품의 다른 매력을 오롯이 전하며 대중에게 색다른 이광수를 설득하고 있다. 연기로 두 얼굴을 표현하는 이광수는 올 한 해 바쁘게 연기 활동을 한다. 또 다른 사전 제작 드라마인 KBS 2TV ‘화랑’에서도 이광수를 만나볼 수 있다. 찾는 곳 많은 이광수이기에 특별 출연 형태로 ‘화랑’의 포문으 연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tvN,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