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도·그알 있어 참 다행, 성난 민심 대변·위로 방송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11.20 10: 30

토요일 밤, 안방극장은 분노했고 또 위로를 받았다. 왜 국민들이 실의에 빠졌는지 진짜 이유가 오롯이 드러났던 SBS 탐사 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와 절망한 국민들에게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힘찬 미래를 계획하게 만든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에게는 국민 예능과 국민 탐사 보도 프로그램이 있었다.
지난 19일 시청자들의 시선은 두 프로그램을 향했다. 역사와 힙합의 만남을 통해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우고 바른 역사를 알리고자 하는 ‘무한도전’은 위대한 유산 특집 두 번째 이야기를 방송했다. 임진왜란부터 독립운동까지 난세 영웅들을 다루며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어려운 시기를 딛고 나라를 지킨 소시민들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을 울컥하게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로 실의에 빠진, 절망에 휩싸인 대국민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는 방송이기도 했다. 역사를 바로 알고 배우는 기획 의도인데,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금 좌절의 순간을 딛게 하는 발판이 됐다. 역사에서 현재와 미래를 배웠고, 국격이 무너지는 이 절망의 감정을 치유하는 치료제가 됐다.

흘러간 역사가 아니라 난세를 구한 영웅을 통해 희망을 찾는 방송이 됐다. 국민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은 이 파문을 꼬집는 ‘패러디’를 통해 배설만 하는 게 아니라 그럼에도 꿋꿋히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며 진짜 애국하는 우리네 이웃들을 감쌌다. 역사가 위로가 되고, 희망찬 미래가 될 줄이야, ‘무한도전’이 역사 특집을 통해 보여준 의미 있는 울림이었다.
시청률 역시 폭발했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4.9%를 기록, 이날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이어갔다. 젊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힙합이라는 장르로 역사 노래를 만들어 바른 역사 의식을 갖게 한다는 순기능 외에 한숨 지을 일 많은 시청자들에게 밝은 불빛을 인도한 방송이 시청률까지 챙겼다.
오후 11시대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 많은 시선이 쏠렸다. 이미 국정 농단 파문을 다루겠다고 예고한만큼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심층적으로 다룰지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베일을 벗은 ‘그것이 알고 싶다’는 비선 실세가 벌인 횡포와 전횡이 일으킨 문제, 그리고 왜 국민들이 이토록 분노해 100만 촛불 집회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의 불통의 국정 운영, 상식이 통하지 않는 후퇴한 통치를 해야 한다는 그릇된 시각,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마구잡이로 남용한 흔적들을 건드렸다.
여기에 언론의 감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자사를 비롯한 공영 방송에 대한 일침, 좀 더 먼저 알리지 못해 이 파문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제작진의 반성이 다뤄졌다. 일명 뒷짐지는 언론의 ‘유체 이탈’ 화법은 없었다. 다각도로 이 사태를 바라보고, 이 파문이 야기할 사회 정치적인 결과물에 대한 통찰력 있는 접근이 ‘그것이 알고 싶다’를 믿고 지지한 시청자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다. 시청률은 가히 경이적이다. 오후 11시대에 90분 특별 편성된 이 프로그램은 19%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가져갔다.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 최근 10년간 얻은 시청률 중에 독보적인 기록이다. / jmpyo@osen.co.kr
[사진] MBC-SBS 제공,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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