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②]윤종신 "차트 광탈=음악 실패? 지표의 마약에서 벗어날 것"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11.20 08: 35

아이돌 팬덤들은 가수의 신곡이 자정에 나오면 새벽 늦게까지 스트리밍으로 음원 차트 순위를 높인다. 그렇게 되면 그 아이돌은 1위 가수가 되고 음악 방송에서도 트로피를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는 몇몇 아이돌에게만 해당되는 일.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신곡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소모전 대신 음악에 집중"
이 점이 더 안타까운 건 '차트 광탈'이 곧 '음악의 실패'로 여겨지는 현실 때문이다.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역시 최근 소속 가수들의 저조한 음원 차트 성적으로 '실패'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대목에서 수장인 윤종신은 할 말이 참 많다. 

"2~3년 동안 힘주고 낸 음원들이 잘 안 된 경우가 많았어요. 그걸로 '미스틱이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기엔 아깝더라고요. 성공 실패의 여부를 단기적인 대형 마케팅에 걸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죠. 이렇게 좋은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미스틱에 많은데 소모전 대신 음악에 집중하자는 마음이에요."
"우린 음악을 만드는 회사니까 좋은 아이디어로 더 좋은 음악이 많이 배출되도록 노력할게요. 음악 잘하는 친구들은 언제든지 '리슨'으로 왔으면 좋겠어요. 여기서 놀다가 사람들 눈에 띄어서 더 넓은 곳으로 가면 되고요. 미스틱만이 가지는 사운드 클라우드 플랫폼이 '리슨'이랍니다."
'리슨' 이용자들에게는 멤버십 혜택을 주겠다는 그림까지 그린 상태다. '팬덤 비즈니스'가 아닌 음악에 있어서 '성향 비즈니스'인 셈. 윤종신, 그리고 미스틱과 성향이 맞는 음악 팬들에게 맞춤형 음악을 선사하며 자신의 취향에 따라 노래를 찾아 듣게끔 하겠다는 작전이다. 
"전국민의 음악을 커버할 수는 없잖아요. '리슨'은 제게 보물상자와 같아요. 미스틱의 음악 노예가 다 쏟아져 나올 테니까요(웃음). 지표의 마약에서 벗어나야 해요. 브아걸 팬 윤종신 팬이 아니라 미스틱의 멤버십을 만들고 싶어요. 공연, 굿즈 등 제가 할 수 있는 한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멤버십 혜택을 주고 싶어요. 하물며 커피 할인이라도요."
◆"대형 마케팅이 대형 가수를 만드는 건 아냐"
올해 초 SM 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이수만은 'SM스테이션'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 2월 태연의 '레인'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자정 신곡 음원을 발표하고 있다. 이는 숨겨진 SM 내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들이 재평가 받는 데 1등 공신이 됐는데 미스틱의 '리슨' 역시 비슷한 기대감을 자아낸다. 
"SM스테이션이 '월간 윤종신'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어요. 다만 SM은 힘을 좀 더 준다면 우리는 알려지지 않은 루키를 '리슨'이라는 패키지 안에 소개하는 형식이죠. '리슨'을 통해 발표된 음원들이 쌓이면 앨범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고 함께 공연을 할 수도 있고요. 내년 멜로디포레스트캠프 무대에 설 수도 있죠. 그만큼 음원에 자신 있다는 얘기예요."
"'리슨'에는 미스틱 소속뿐만 아니라 좋은 음악을 하는 이들 모두 합류할 수 있어요. 그래서 동참하는 회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미스틱도 방송 장악이나 대형 마케팅에 있어서 절대 불리하지 않아요. 그러나 오디오로 승부하겠다는 거죠. 초반 미스틱이 표방한 어쿠스틱 음악이 갈수록 없어지는데 음원 차트에 없다고 해도 충분히 찾아서 들을 만한 것들이거든요. 또 우리에게 DJ도 있으니 혁명적인 사운드가 탄생할 거라 기대해요. 대형 마케팅이 모두 대형 가수를 만드는 건 아니잖아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comet568@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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