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율과 볼넷 줄이겠다".
KIA 우완투수 홍건희(24)는 2016시즌 훌쩍 성장했다. 데뷔 이후 가장 많은 50경기에 출전해 4승 4세이브 5홀드를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작년 6.04에서 4점대(4.98)로 끌어내렸다. 타고투저 현상에서 4점대 평균자책점은 유의미한 기록이다.
2011년에 입단해 존재감 없이 3년을 보냈지만 작년부터 김기태 감독을 만나 기회를 받았다. 작년 38경기에 출전해 첫 시즌을 보냈고 올해는 주축투수로 진화했다. 스피드, 제구력, 구위, 멘탈(정신력) 모두 좋아졌다. 150km짜리 구속이 방증이다. 그러나 아직 기복이 있었고 8월 가슴 근육통 이후 갑자기 구위가 흔들렸다.
지난 19일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홍건희의 얼굴은 밝았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던지면서 야구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내년에는 기복 없이 3점대 평균자책점, 볼넷을 줄이겠다"고 목표를 설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6시즌 소득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선발투수로 몇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단점은 기복이 있다는 점인데 줄여야한다. 부상도 아쉬웠다. 한참 좋을 때 처음으로 아파 당황했다. 보름을 쉬었는데 1군에 올라오니까 기가 빠졌다. 아프지 않고 풀시즌을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군에서 전역한 이후 2년 동안 부쩍 좋아졌다.
▲군(상무)에서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입대전 2년 동안 폼 바꾸면서 방황했다. 군에서 다른 선수들과 만나 이야기를 많이 하고 혼자 생각도 많이했다. 마음은 편하고 몸은 살찌우고 생각도 강해졌다. 운도 따랐다. 전역하고 김 감독님을 만났고 저를 좋게 봐주셔서 2015년과 2016년 경험을 쌓았다.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
-시즌 중 구속이 150km까지 나왔는데.
▲스피드 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작년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힘의 필요성 느껴 중량을 높인 웨이트 훈련을 많이 했다. 복배근 운동 등 트레이닝 스케줄도 열심히 소화했다. 그러다보니 몸에 힘이 붙는 것을 느꼈다. 투구 매커니즘도 좋아지면서 스피드가 나온 것 같다. 직구가 좋아지자 자신감이 생겼고 잘 안던지던 커브, 체인지업도 쏙쏙 들어갔다.
-볼끝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피드는 높으면 좋지만 볼의 무브먼트, 힘 좋은 볼이 더욱 중요하다. 꾸준하게 볼끝을 좋게 던지려고 노력 했다. 손기술이 좋은 편이 아니라 스플리터(포크볼)를 던져봤는데 잘 안됐다. 이제는 서클체인지업이 편해 많이 던지고 있다.
-마무리캠프에서 보완하고 있는 점은?
▲불펜에 들어가지만 볼은 많이 던지지 않는다. 특히 작년부터 해온 작업이 있다. 투구할 때 각도와 방향이 좋지 않은데 일정하게 잡으려고 노력을 했다. 시즌 중 교정은 한계가 있다. 지금 그것을 집중하고 있다. 물론 웨이트, 달리기, 고관절 운동도 많이 하고 있다.
-내년을 선발진 후보이다. 팬들의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투수는 방어율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올해는 5점대까지 올라갔다가 4점대로 겨우 내렸다. 아프지 않고 페이스만 찾았으면 3점대도 가능했을 것이다. 내년에는 3점대를 목표로 삼고 볼넷도 올해보다 경기당(9이닝) 1개 정도는 줄일 것이다. 피안타율은 신경 안쓴다. 볼넷을 줄이기 위해 공격적으로 던지다보면 맞을 수 있다.
-요즘 FA 선수들 100억 원 이야기가 나온다. 욕심이 생기겠다.
▲이제 겨우 풀시즌 2년 보냈다. 앞으로 7년 남았는데 32살이 된다. 선배들의 FA 기사들을 보면서 FA에 대한 꿈도 커졌다. 오늘도 야구장 오는 버스안에서 눈을 감고 7년 후 몇 십억짜리 FA 계약을 했다고 상상하니 뿌듯했다. 어릴 때는 남의 일이었지만 1년, 2년 해보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