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원정 조금 달라야, 소유하고 지배해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1.19 22: 27

"2차전은 조금 다르게 경기를 해야 한다. 상대에 잘 알고 있다. 공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지배해야 가능성이 있다
5년 전의 아쉬움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 이동국(전북 현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전북은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알 아인(UAE)와 홈경기서 2-1로 이겼다. 전북은 오는 26일 열리는 2차전 원정경기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이날 전북은 후반 18분 다닐로 모레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패배 위기에 처한 전북은 후반 20분 김보경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했다. 공격수의 숫자를 늘려서 좀 더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전북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후반 24분 이동국의 패스를 받은 레오나르도가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31분에는 레오나르도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승부를 뒤집었다.

기록상으로 이동국은 1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도움도 있다. 레오나르도가 성공시킨 페널티킥이 이동국의 크로스에서 비롯된 것. 이동국의 절묘한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신욱이 헤딩으로 연결하려다가 수비수 모하나드 살렘으로부터 반칙을 당한 것. 기록에서는 이동국의 관여가 드러나지 않지만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순간이었다.
역전승에 큰 힘을 보탠 이동국은 "교체로 투입되면 90분을 뛰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투입은 부담이 되기도 한다. 많이 뛰어도 표시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빨리 동점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역전 결승골의 발판이 된 크로스 상황에 대해서는 "내 포지션이 최전방 공격수인 만큼 항상 (김)신욱이와 무언가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욱이가 적절하게 빠져 들어갔다. 공격수는 받기 좋은 크로스를 올려주길 바란다. 나라면 어떤 위치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만큼 그 위치로 올렸다"고 답했다.
5년 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사뭇 다르다. 당시에도 이동국은 교체 투입됐다. 그러나 상황이 다르다. 5년 전의 이동국은 팀의 주포였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득점 1위를 달렸다. 그래서 우승을 놓쳤음에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하지만 지금의 이동국은 팀의 주포가 아닌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동국은 "신욱이가 선발로 뛰어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였다. 게다가 우리 팀이 키핑 등에서 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 관리에 신경을 썼다. 수비수에게는 시간을 벌어주고, 공격수들에게는 조금 더 침착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2차전은 조금 다르게 경기를 해야 한다. 상대에 잘 알고 있다. 공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지배해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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