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르 압둘라흐만(알 아인)이 패스 한 번으로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역시 경계 1순위였다. 오마르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마르는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에서 후반 18분 다닐로 모레노의 선제골을 절묘한 패스로 도왔다.
오마르는 모두가 인정한 알 아인의 에이스다.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를 지닌 오마르는 알 아인 공격의 시작점이었다. 오마르가 전북의 경계 1순위가 되는 것은 당연했다. 최강희 감독은 오마르를 지역 방어를 통한 조직적인 수비로 막을 것인지, 특정 선수를 통한 개인 수비로 막을 것인지 고민했다.
최강희 감독의 선택은 최철순 시프트였다. 측면 수비수인 최철순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배치해 오마르를 집중 견제하겠다는 의도였다. 종종 최철순 시프트를 이용한 전북은 상대 에이스에 대한 밀착 마크로 몇 차례 경기서 재미를 본 적이 있다. 최강희 감독은 그 때의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전북의 의도는 경기에서 잘 이행됐다. 오마르는 최철순의 밀착 수비에 애를 먹는 모습이 역력했다. 공격의 기점 역할을 하는 오마르에 대한 봉쇄로 알 아인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오마르를 90분 동안 완벽하게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오마르는 조금씩 최철순이 보이는 빈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최철순도 순간적으로는 놓칠 수밖에 없었다. 기회를 엿보던 오마르는 후반 18분 절묘한 패스 한 번을 선보였다. 수비 3명의 압벽을 이겨내고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오마르의 크로스는 문전으로 침투하던 모레노에게 정확하게 연결했다. 수비수들이 오마르에 시선이 쏠린 틈을 타 넓은 공간을 얻은 모레노는 방해를 받지 않고 슛을 시도해 전북의 골망을 갈랐다. 경기를 주도하던 전북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오마르는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했다. 알 아인은 전열을 가다듬은 전북의 반격에 대응하지 못했다. 알 아인은 레오나르도에게 2골을 잇달아 허용하며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