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가 2골을 폭발한 전북이 ACL 결승 1차전서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서 2골을 터트린 레오나르도의 활약에 힘입어 2-1의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원정으로 열릴 2차전을 유리한 입장에서 펼치게 됐다. 2차전은 오는 26일 UAE 알 아인에서 열릴 예정이다.
▲ '원톱' 김신욱-'프리롤' 최철순
1차전을 맞이한 전북은 '대갈사비' 김신욱을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출전 시켰다. 이미 지난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서 후반에 출전해 대표팀의 승리를 이끈 김신욱은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하며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최철순은 말 그대로 '프리롤'이었다. 스피드가 빠른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전담 마크하며 상대 공격을 시발점을 막기 위해 나섰다.
전북은 김신욱의 후방에서 레오나르도-김보경-이재성-로페즈가 출전했고 포백라인은 박원재-임종은-김형일-김창수가 출전했다. 골키퍼는 변함없이 권순태가 출전해 뒷문을 지켰다.
알 아인은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중심으로 제로톱으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이명주는 2선 공격수로 출전, 전북 수비를 괴롭히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경기 초반 전북은 점유율을 높이며 공격을 펼쳤다.최철순은 오마르 압둘라흐만이 가는 곳 어디든 따라 다니며 밀착마크를 펼쳤다. 이미 아드리아노(FC 서울)을 상대로 수비를 펼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알 아인은 개인 돌파를 펼치며 파울을 얻어냈다. 세트피스를 통해 득점을 노렸지만 위력은 떨어졌다.
▲ 조용한 탐색전
전북과 알 아인은 발톱을 모두 드러내지 않고 경기를 펼쳤다. 상대 문전을 위협할만한 상황을 만들지 못했다. 전북은 측면 돌파를 통해 기회를 노렸고 알 아인은 오마르를 중심으로 중앙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상대 수비에 막혀 어려움이 따랐다. 전북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맹렬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문전으로 날카로운 크로스가 연결되지 못해 마무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알 아인은 이명주가 중원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전북의 공격을 파울로 끊어 내는 등 중심 역할을 했다. 알 아인은 공격전개가 잘 이뤄지지 않아 답답했고 파울은 점점 늘어났다.
전북은 김형일이 전반 18분 알 아인의 이스마일 아흐메드의 팔꿈치에 맞아 상대 진영에 넘어져 있었다. 알 아인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공격을 펼쳤고 김형일은 뒤늦게 일어났다. 전북은 점진적으로 슈팅숫자가 늘어나면서 공격이 살아났다.
전북은 전반 23분 김보경이 알 아인 수비 발에 채여 프리킥을 얻었다. 아크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레오나르도가 날카로운 직접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는 펀칭으로 막아냈다.
부심의 뒤늦은 판정으로 얻어낸 결과였다. 주심은 상황을 완벽하게 보지 못했고 경기가 이어지던 중 부심이 깃발로 알 아인의 파울을 선언했다.
▲ 오마르 딜레마
알 아인은 볼 배급을 맡아야 할 오마르를 최전방에 앞세워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오마르는 많은 움직임을 선보였지를 그를 이용할 패스가 없었다. 파울로 얻은 상황에서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전북은 안정적인 수비로 잘 막아냈다.
물론 전북도 오마르에 전담 수비로 최철순을 배치하며 완벽하게 상대를 압도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선수 구성과 공격 비중을 볼 때 알 아인이 훨씬 손해였다. 오마르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 채 전북의 수비에 끌려 다녔고 알 아인의 공격도 평상시와는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
또 알 아인은 오마르가 전방으로 나서면서 측면의 카이오를 활용하지 못했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가진 카이오는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 측면으로 볼이 잘 연결되지 않아 중앙으로 이동하며 공격을 펼쳤고 공간이 적으니 크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 답답한 심판판정
심판은 거친 플레이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다만 문제는 파울로 불어야 할 상황을 잊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전반 막판 알 아인 진영에서 전북이 크게 부딪혔지만 주심은 신경쓰지 않았다.
또 전북이 후반 4분 분명 공격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파울을 불고 프리킥을 지기했다.심판이 경기 흐름을 끊는 경우가 많아 전북은 이중고를 겪었다.경기 흐름을 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전북은 이종고를 겪었다.
후반 8분 전북 골키퍼 권순태는 아크 정면에서 알 아인의 오마르가 시도한 날카로운 슈팅을 몸을 날리며 막아냈다. 실점 위기를 넘겼다.
후반 11분 전북은 레오나르도가 빠르게 왼쪽을 돌파한 뒤 문전으로 올린 볼을 김신욱이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알 아인 수비진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측면 돌파가 원활하게 이뤄졌다. 또 알 아인과 전북은 나란히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지만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 수비 실수로 인한 일격
전북은 갑작스럽게 집중력이 떨어졌다. 오른쪽 측면에 오마르를 상대로 수비 3명이 둘러쌌다. 문제는 아크 정면에 있던 다닐로 아스프릴라가 단독으로 기회를 맞이했다. 수비가 갑작스럽게 흔들리면서 아스프릴라는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 알 아인이 후반 15분 1-0으로 앞섰다.
전북은 곧바로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김보경 대신 이동국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공격진에 힘을 불어 넣어 골을 넣겠다는 의지였다. 한 방을 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통해 경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전북은 공격에 집중한 나머지 위험한 장면을 초래하기도 했다. 골키퍼 권순태가 실수를 범해 추가 득점을 허용할 뻔 했다.
▲ 이동국으로 시작된 동점골과 역전골
전북은 곧바로 만회골을 터트렸다. 이동국으로 시작된 공격을 레오나르도가 마무리 했다. 후방에서 임종은이 길게 연결한 볼을 이동국이 문전으로 낮게 연결하자 레오나르도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 후반 24분 1-1을 만들었다.
이동국이 가세하며 압도적으로 우세한 높이를 보유한 전북은 끊임없이 공격을 펼쳤다. '닥공(닥치고 공격)'을 바탕으로 추가 득점을 노렸다. 알 아인은 전북의 빠른 공격에 볼을 걷어내기에 바빴다.
전북은 기어코 경기를 뒤집었다. 이동국이 많은 활동량을 선보이며 만들어 낸 결과였다. 왼쪽에서 올라칸 크로스를 김신욱이 머리로 떨궜지만 공격 기회가 이어지지 않았다. 그라나 이동국은 포기하지 않고 볼을 따내며 재차 공격을 이어갔다.
그 결과 전북은 후반 31분 엔드라인 부근에서 문전으로 볼을 연결했고 김신욱은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전북은 후반 32분 레오나르도가 침착하게 PK를 성공시키며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 알 아인의 역습
알 아인은 경기가 뒤집인 후 곧바로 만회골을 터트리기 위해 노력했다. 원정에서 패하거나 무승부를 기록하더라도 골을 터트리고 경기를 마치면 2차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
빠른 스피드를 가진 선수들을 이용해 측면을 파고든 알 아인의 공격을 전북은 골키퍼 권순태의 선방이 이어지며 잘 막아냈다.
전북은 알 아인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결국 승리를 챙긴 전북은 유리한 고지에서 2차전을 맞이하게 됐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