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대어 6인방, 무더기 MLB 신분조회 요청
추신수, "도전은 FA 선수 아닌 준비된 선수"
한국인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도전 열풍이 멈추지 않고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는 역대 최다 한국인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해 강정호에 이어 오승환·이대호·박병호·김현수가 새롭게 도전장을 던졌고,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들을 냈다. 여세를 몰아 올 겨울에도 여러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바라보고 있다.
18일에는 6명의 선수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를 받았다. 지난 11일 이미 한 차례 신분조회를 받은 김광현과 차우찬에 양현종·최형우·황재균·우규민까지 6명의 선수들에게 무더기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모두 FA 선수들로 어느 팀과도 자유롭게 계약 가능한 신분이다.
그렇다면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에서 최고 몸값을 자랑하며 가장 오랜 기간 활약하고 있는 추신수(34·텍사스)는 이 같은 메이저리그 도전 열풍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빅리그 베테랑답게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강정호·오승환·김현수 등의 성공으로 한국야구를 보는 메이저리그의 시선이 달라진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추신수는 "올해 우리 선수들의 실력이 좋았기에 그들과 관련된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 더 많은 우리 선수들이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 좋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모든 선수가 대박을 터뜨리거나 성공을 한 것은 아니다. 2014년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한 번도 밟지 못한 채 1시즌 만에 유턴했고, 박병호와 이대호도 초반 활약에 비해 후반기에는 주춤했다. 도전은 아름답지만 마주해야 할 현실은 다르다.
추신수는 "한국 선수들이 많이 오면 좋다. 그렇다고 '강정호나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가서 잘하니까 나도 한 번 가봐야지'라는 생각으로 하는 건 아닌 듯하다. 준비된 상태에서 메이저리그에 온다면 괜찮겠지만, FA라는 이유로 준비없이 도전한다면 감당해야 할 게 많다. 준비를 해도 쉽지 않은데 그렇지 않으면 기대만큼 못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준비된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왔으면 좋겠다. 준비란 것이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통역이 있어도 선수들과 1대1로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야구뿐만 아니라 언어적인 부분까지 철저한 준비와 공부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6명의 FA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신분조회를 받았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더 신중하게 판단해서 도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어설픈 도전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뒷감당은 선수 본인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