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이 주목하는 좌완 김경태
컨트롤 보완, 내년엔 왼손 키맨 기대
"지금처럼 하면 재미있어질 것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좌완 투수 김경태(25)에게 재미를 느끼고 있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권혁이 내년 시즌 초반 합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성근 감독은 불펜에 왼손 투수 한 명을 더 필요로 한다. 박정진·정우람과 함께 최소 3명의 왼손 투수가 있어야 불펜 운용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김 감독의 시선이 김경태에게 향한 이유. 김용주·김범수가 부상, 임준섭·송창현이 군입대로 젊은 왼손 투수 자원이 대거 빠지자 김경태에게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에게 집중적으로 1대1 지도를 받은 김경태는 17일 요미우리와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2회부터 구원으로 투입된 김경태는 2이닝 동안 안타 4개를 맞았지만, 사사구 없이 2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최대 수확으로 김경태를 꼽으며 "공을 때리지 못하는 폼이라 스피드가 없는 게 문제였다. 앞으로 끌고나오게 고치니 스피드뿐만 아니라 커브와 슬라이더까지 살아나고 있다. 지금 같으면 앞으로 재미있어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동산고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5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경태는 1군 4시즌 통산 30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2홀드 평균자책점 6.69를 기록 중이다. 거의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올 시즌도 1군 10경기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김경태는 "군제대 첫 해였는데 실망스러웠다. 시즌 초반 기회가 왔을 때 잘했어야 했는데 4연투 두 번으로 끝났다. 아쉬운 점이 많았다. 몸이 아프거나 그런 건 없었다. 내가 못 던져서 그렇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시즌 초반에는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컨트롤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김경태는 "공을 던질 때 앞에서 때리지 못해 밀어 던졌고, 변화구도 뒤에서 미리 빠졌다.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니 스피드도 나오고, 커브도 잘 들어간다"며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컨트롤이다. (장)민재형한테 어떻게 하면 제구를 잡을 수 있을지 물어본다. 스트라이크존 라인만 보고 같은 폼으로 던지면 좋을 것이란 조언에 따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태에겐 내년 시즌 초반이 왼손 불펜 키맨이 될 기회다. 그는 "어느 선수든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아야 한다. 왼손 타자를 잡을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 컨트롤만 안정된다면 괜찮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에는 꼭 기회를 잡아 1군에서 오랫동안 꾸준하게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