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이 없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아요."
특유의 명랑함이 인터뷰 내내 묻어나왔다. 올라프로 전장을 무법자처럼 누비거나 리신으로 기막힌 발길질을 퍼부으면서 팀의 결승행을 견인한 '피넛' 한왕호는 SK텔레콤전 승리의 의미를 크게 두지는 않았다.
ROX 타이거즈는 18일 오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6 리그 오브 레전드 KeSPA컵(이하 LoL KeSPA컵)’ 4강전에서 SK텔레콤을 2-0으로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경기 후 인터뷰 자리에 나선 한왕호는 "부담감이 없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고 웃은 뒤 "SK텔레콤은 불리해도 잘 안 끝나는 팀이다. 그래서 제일 강한 팀이다. 이날 경기는 실수와 실수의 싸움에서 누가 잘 비집고 들어가느냐 였는데, 우리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라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콩두와 결승에서 맞붙는 것에 대해 그는 "연습했을 때도 잘하는 팀이더라. 최근 분위기도 좋고 그래서 결승전도 엄청 의욕을 불태울 것 같다. 그래도 SK텔레콤보다는 쉽지 않을까 싶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사실 오늘 경기서 SK텔레콤을 이겼다는 기쁨 보다 오늘 처럼만 (롤드컵) 4강전을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라고 가슴 속 아쉬움을 털어놨다.
이날 선발 출전한 동료 해성민에 대한 따뜻한 조언과 격려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나진에서 주목받는 신예로 데뷔했던 자신을 예로 들면서 진심어린 응원의 말을 전했다.
"(해)성민형이 잘하지만 경험이 적어서 한 번 말리면 나진 시절 나를 보는 것 같았다. 경기가 이기고 있으면 신나는데 자기 때문에 불리해지면 말이 없어진다. 스크림에서도 그 점이 아쉽다. 앞으로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그런 점을 고쳤으면 좋겠다. 성민이형 귀를 열어라."
피넛의 2016시즌을 평가해달라고 하자 그는 "이번 시즌 처음 들어왔을 때는 자신은 있었지만 실력에 확신은 없었다. 2라운드부터 확신이 생기고 결승에서 잘 못했던 것 같다. 스프링 결승서는 아쉬운 게 많았다. 자만감도 많이 생기고 팀 탓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 경우 티를 냈지만 다 받아준 형들에게 고맙다. (ROX 에서) 이번 연도가 마지막일 수 있다. 게임내적이나 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ROX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맙다."
끝으로 한왕호는 "부산까지와서 경기하는데 프로로써 keSPA컵서 유종의 미를 잘 거두고 싶다. 지스타 오신분들도 KeSPA컵까지 보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