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의 정신적 지주, 정영삼이 4쿼터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정영삼은 1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4쿼터 분전을 펼치며 결정적 3점슛과 자유투로 팀의 87-85 접전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정영삼은 7점(3점슛 1개)에 그쳤고, 5반칙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이날 kt의 추격이 이어지던 경기 종료 2분58초 전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며 추격을 이끌었다.
정영삼은 투혼을 펼쳤다. 지난 13일 창원에서 열린 LG전에서 4쿼터 4분 50초, 제임스 메이스를 막다 메이스의 팔꿈치에 안면 부위를 세게 맞았다. 코트에 쓰러진 정영삼은 상당한 출혈을 보이며 경기에서 빠졌다. 다행히 정영삼의 뼈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입 안쪽을 20바늘 넘게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한 경기 쉴 법도 했지만, 정영삼은 경기에 나서기를 자청했다. 유도훈 감독도 이를 받아들이며 정영삼의 출전 시간을 조절해가며 활용했다. 결국 정영삼은 4쿼터에 나름대로 제 몫을 해주며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정영삼은 "아픈 상황에서 나와서 팀 동료들에 폐를 끼칠까 걱정도 많았다. 부상자가 나와 팀에 쳐져 있으면서 마이너스가 되면 안된니까 잘 따라가자고 해서 나왔는데, 공수 모두 팀에 마이너스가 되지 않았나 좀 아쉽다. 동료들한테 미안하다. 선배라고 나와서 좋은 모습 보여야 했는데, 경기를 힘들게 끌고갔다"며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김)지완이나 (박)찬희, 제임스 켈리가 마지막에 잘 마무리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팀 동료들에 공을 돌렸다.
이어 "이번 시즌은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되게 좋다. 좋은 컨디션과 대비해서 이상하게 슛 성공률이 많이 떨어졌다. 예전에는 오픈 찬스에서 솼는데 올해는 무빙슛을 많이 던지면서 슛 성공율이 떨어지는 것 같다. 차차 보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팀은 지난 13일 LG와의 경기에 이어 또 한 번 악몽을 겪을 뻔 했다. 하지만 이를 이겨냈다. 정영삼은 "선수단이 많이 어리다. 외국인 선수도 젊은 선수가 들어왔다"면서도 "대신에 선수들 능력은 좋고 많은 훈련을 통해서 자신감 갖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면 더 좋은 경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영삼은 잦은 부상으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어깨나 무릎은 기본이었고 이번과 같은 안면 부상까지. 잦은 부상에 트라우마가 생긴다는 것이 정영삼의 말이다. 그는 "잦은 부상에 겁이 안난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부상에 대한 심리적 트라우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트라우마 때문에 슈팅 밸런스도 무너진 적도 있다"면서도 "이번 부상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관절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뛰어다니는 데 지장은 없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부상 트라우마를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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