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들었던 팀을 떠나 새출발을 시작하는 김원형 롯데 신임 투수 코치의 각오가 남다르다.
김원형 코치는 쌍방울에서 SK로 이어지는 팀 프랜차이즈의 산증인이었다. 1991년부터 2016년까지 26년간 한 팀에서 선수로, 코치로 뛰었다. '원팀맨'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부임한 조원우 롯데 감독의 요청을 한 번은 거절했지만, 두 번째 요청은 마다할 수 없었다. 때마침 SK도 김용희 감독이 물러나고 트레이 힐만 신임 감독이 부임하면서 코치진 개편을 하던 참이었다.
김원형 코치는 선수와 코치생활을 통틀어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됐다. 김 코치는 "프로생활하며 처음 팀을 옮겼다. 선수 생활을 할 때는 트레이드 등으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팀을 옮기게 될 수도 있지만 이번 경우는 전적으로 내 의지가 담긴 이동이었다"면서 "조원우 감독님과 선수생활, 코치생활 같이 했던 경험이 있고 꼭 다시 한 번 같은 팀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하며 조원우 감독의 요청이 마음을 움직였다고 전했다.
일단 김원형 코치는 선수들을 파악하고 조언하는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코치는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이다. 훈련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춰 선수들과 호흡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의 올해 부진의 원인 중 하나는 선발진의 부진이었다. 김원형 코치 역시 선발진의 재건이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이 가능성을 젊은 투수들에게서 찾았다. 김 코치는 "현대야구에서는 선발투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롯데에는 올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가능성을 발견한 선수들 가운데 단연 첫 선은 '박트리오'였다. "박세웅 같은 경우는 팬들이 만족할만한 성과는 아니었겠지만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여러 방면에서 훌륭한 투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면서 "박진형, 박시영도 처음 풀타임을 소화해냈다. 이 선수들은 아마 올해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 선수들과 많은 대화 나누고 함께 노력해 발전한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베테랑 선수들의 노고도 잊지 않았다. 김 코치는 "고참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손승락, 윤길현, 노경은, 배장호, 이재곤 선수 등 고참 선수들이 현재 캠프에서 솔선수범하면서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며 "고참선수들에게 리더의 역할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제 역할을 충실히 해주는 모습만 보여주면 어린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어있다. 어린 선수들도 지금까지 너무 잘해주고 있다. 특히 훈련 시 귀 기울여 듣고,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만들어져 있어 칭찬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