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좋아하기엔 이르다".
짜릿한 한 방이었다. 문선엽(삼성)은 17일 일본 오키나와 킨스타디움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 경기에서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10-8 역전승을 이끌었다.
문선엽은 17일 밤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아직 좋아하기엔 이르다. 정규 시즌 때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김한수 감독이 이끄는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는 긴장의 연속이다. 문선엽은 "훈련할때 경쟁 분위기가 느껴진다. 평소 친한 사이라도 운동장에서는 보이지 않은 경쟁을 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입단 당시 거포 유망주로 관심을 모았던 문선엽은 1군 무대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통산 3경기에 출장해 2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공격은 뛰어난 반면 수비가 약했다. 그러다 보니 1군 승격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김한수 감독은 "현 상황에서 공격은 강한 반면 수비가 약할 경우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서서히 보완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장점을 극대화하지 않고 단점을 보완하고자 하면 1군 승격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문선엽은 "김한수 감독님께서 '장점을 잘 살려 내년에 승부수를 던져라'고 자주 말씀하신다. 그동안 수비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실책을 범할 경우 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김한수 감독님께서 장점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라고 말씀해주셔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러다 보니 수비에 대한 부담감도 많이 떨쳐냈고 내년 전훈 캠프에 참가하게 된다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승부수 한 번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력 분석 파트에서 제공한 타격 동영상을 보니 약점 투성이다.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잘 파악했으니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 왼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던 문선엽은 "트레이닝 파트에서 아직 통증이 남아 있을 수 있다고 하셨다. 회복 과정의 일부이기에 아파도 참고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내년이 정말 중요하다". 문선엽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내년이 진짜 기회라고 생각한다. 좌타 대타 요원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가겠다"는 게 문선엽의 말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