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우규민(31)의 동행이 계속될까.
FA 투수 빅3로 꼽히는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이 해외 진출 시도를 우선 순위로 두면서 대어급의 계약은 늦어질 전망이다. 다음으로 관심은 우규민이다.
사이드암 선발. 2013~15년 세 시즌 연속 10승을 거뒀다. 3년간 32승 22패 평균자책점 3.79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그러나 올해 잔부상과 부진으로 세 차례 2군에 내려갔다 오며 6승11패 평균자책점 4.91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3~4선발로 괜찮은 투수는 분명하다.
LG는 오프 시즌 가장 우선 순위는 FA 계약이다. 백순길 LG 단장은 17일 "FA 계약은 우선이고, 허프와의 재계약 협상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LG 구단과 우규민은 몇 차례 만났다. LG측은 우규민에게 구단이 생각하는 계약 규모를 전했다. 최종 협상에 들어가면 소폭 변동은 있겠지만 가이드라인은 서로 교환했다. 구단은 과열된 FA 시장에서 합리적인 액수를 제안했고, 이는 곧 선수 입장에서는 마음을 확 잡아챌 정도의 규모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이제부터는 기다림의 시간이다. 백순길 단장은 "FA 시장 자체가 늦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 최대어들의 행보가 정해져야 순차적으로 아래 몸값으로 내려올 것이다"며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이 해외 진출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팀으로 이동한다면 선발 투수를 필요로 하는 팀이 추가로 생길 수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빨리 계약하는 것보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FA 계약자 1~2호인 김재호(두산, 4년 50억원)와 나지완(KIA, 4년 40억원)는 타자이면서 원소속 구단에서 선수를 만족시킬만한 액수를 베팅한 결과다. 우규민은 투수로서 변수가 있다.
김광현이나 양현종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SK나 KIA는 선발을 FA 시장에서 찾을 것이다. 차우찬의 소속팀 삼성도 차우찬을 놓친다면 우규민을 차선책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FA 자격을 얻은 투수가 없는 팀에서도 선발 보강에 뛰어들 수도 있다.
우규민 입장에서는 LG의 안을 받아놓고, 투수 빅3의 시장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현명하다. 원소속팀과의 우선 협상제도가 없어진 FA 시장에서 선수가 누릴 수 있는 권리다.
'kt가 우규민에게 관심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이를 묻자 백순길 단장은 웃으며 "선수 말로는 'kt를 만난 적은 없다'고 하더라. 시간을 갖고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FA 선수가 다른 구단의 안을 들어보는 것을 이해한다는 태도였다.
타 구단의 과감한 베팅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우규민의 거취는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LG와 우규민 모두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