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연기 '꽃길'만 걸었다고? 여전히 어려워요" [인터뷰①]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1.26 11: 00

 ‘배우’ 도경수를 영화 인터뷰로 만난 건 이번이 두 번째. 지난 2월 ‘순정’ 개봉을 앞두고 삼청동에서 만났던 도경수를 떠올려보면, 떨리는 손을 꽉 부여잡고 인터뷰에 임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 물론 ‘순정’이 그의 연기 인생에 첫 작품은 아니었지만 드라마와 영화가 끝난 후 매체 인터뷰를 가지지 않았던 바. 그 사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연기자로서 자신을 내보이는 시간이 많았지만, 여전히 매순간 긴장된다는 그다.
본인은 엑소로 데뷔하고 초반 인터뷰에서 실수한 기억에 트라우마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언제나 조금은 긴장된 자세로 진중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는 그가 계속 보고 싶은 것이 사실. 그러면서도 스크린에서는 확 달라지는 그를 바라볼 때면 천생 배우가 아닐까 싶다. 지난 16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도경수를 만났다.
“아직도 긴장돼요. 데뷔했을 때 인터뷰하다가 제가 실수한 게 있었는데, 그때 조금의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아요. 인터뷰만 되면 긴장하곤 하죠. 그래도 많이 경험하면서 점점 인터뷰하는 게 편해지고 있어요.”

도경수는 오는 24일 조정석과 함께 출연한 영화 ‘형’(감독 권수경)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속 그가 맡은 역할은 국가대표 유도선수 출신의 동생 고두영 역.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당하면서 절망에 처한 그에게 찾아온 형 고두식(조정석 분)은 선물 아닌 짐이다. 잃어버렸던 형제애를 찾아가는 한편의 브로맨스 코미디로 도경수는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시나리오 자체도 좋았지만 ‘두영’이라는 캐릭터는 제가 여태까지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죠. 제 전작들을 보면 대부분 캐릭터들이 내면에 상처가 있어요. 두영이 역시 상처가 있지만 어두운 면부터 밝은 면까지 저의 새로운 모습을 넓게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아직은 저를 보여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이라 시나리오도 생각하지만 캐릭터를 더 중점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스크린 데뷔작 ‘카트’에서는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고도 악덕 사장에게 제대로 돈도 못 받고 살벌하게 맞았고, 브라운관 데뷔작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고등학생이었는데 실존 인물도 아닌 환시였다. ‘순정’에서는 첫사랑을 떠나보낸 가슴 아픈 상처가, 이번에는 국가대표 유도선수로 승승장구하는 줄 알았더니 시합 중 두 눈을 잃는다.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을 제외하곤 ‘짠내’ 나는 캐릭터의 연속인 셈이다.
“그런 캐릭터들만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어쩐지 정이 가더라고요. 공감이 잘 되기도 했고 우연히 좋은 작품들을 속에 있기도 했죠.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긍정이 체질’에서는 밝은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모습도 계속해서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데뷔작부터 사실상 ‘꽃길’만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기 수업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왔다. 그를 보면 참 쉽게 연기하는 것 같다는 호평이 많다. 그만큼 재능을 타고났다는 것. 그럼에도 여전히 연기는 어렵다고 말하는 도경수다.
“연기는 첫 작품 ‘카트’ 때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에는 연기 경험도 아예 없었고 시스템도 몰랐거든요. 카메라 앵글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못했죠. 모든 게 생소했어요. 경험을 쌓아가면서 연기하고 있지만 그래도 연기는 항상 어렵다고 생각해요.”
다수의 신인상을 수상하며 그룹 내에서는 가장 먼저 배우로서 인정받은 재원이자 연기 선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자신은 조언할 위치가 아니라며 그저 응원할 따름이라는 겸손함을 보였다.
“조언보다는 ‘나는 이런 경험을 했다’는 식으로 서로 얘기해요. 서로의 작품을 모니터링해주고 응원해주는 거죠. 멤버들 대부분 가수활동을 하면서 연기도 병행하고 있으니까 그게 얼마나 힘든지 알고 공통점이 많아 서로 응원해주고 있어요. 멜로 장면은 못 보던 모습이 보여서 가끔씩 못 보겠다 싶은 부분도 있지만(웃음), 멤버들의 작품은 항상 재밌게 보고 있어요. 연기를 다 너무 잘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백현이가 나온 ‘달의 연인’도 재밌게 봤어요.”
도경수는 끝으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들과 예비 관객들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자세를 다시 경건하게 고쳐 잡고 어딘가 먼 곳을 응시하며 웅변하듯 말이다. 그의 매력에 어느덧 중독된 듯 현장은 웃음이 터졌다. 다음은 그의 발언 그대로를 옮겨 적었다.
“예비 관객 여러분들! 영화 ‘형’ 정말 웃기고 따뜻하고 모든 그런 어떤 슬픔.. 아니 행복과 감동을 드릴 수 있는 감정이 모두 다 들어가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영화 ‘형’을 보시고 진짜 지금 스트레스가 많으신 분들, 감정에 약간의 힘듦이 있으신 분들에게 저희 영화 ‘형’을 소개해드리고, 저희 영화 ‘형’을 보시면 따뜻하게 영화관을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형’을 많이 사랑해주시고요, 정석이 형과 저와 박신혜 선배님의 다음 작품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 besodam@osen.co.kr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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