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포지션은 같지만 완전히 상반된 선수가 들어왔다. SK의 새 외국인 선수로 낙점된 대니 워스(31)가 팀의 불안감을 지워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일단 SK는 팀 문제점 해결에 좀 더 유리한 선수가 들어왔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SK는 16일 구단 공식발표를 통해 워스의 영입을 알렸다. 총액 70만 달러다. SK는 올 시즌 팀의 주전 유격수를 봤던 헥터 고메즈(28)를 대체할 만한 내야 외국인을 찾아온 끝에 워스를 낙점했다. 2007년 디트로이트의 2라운드(전체 91순위) 지명을 받은 워스는 MLB 통산 149경기에서 타율 2할2푼3리, 출루율 2할8푼1리를 기록했다. MLB와 트리플A 무대를 매년 오간 전형적인 AAAA급 선수다.
워스가 갑자기 등장한 선수는 아니다. SK가 몇 년간 리스트에 넣고 지켜봤다. 이번에 기회가 돼 영입까지 이르렀다. 장타나 화려함이 돋보이는 선수는 아니지만 SK의 현재 상황과는 오히려 더 어울리는 선수라는 기대감이 읽힌다. 고메즈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포지션은 같지만 고메즈와는 상반된 유형의 선수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메즈는 비교적 화려한 수비를 한다. 강한 어깨를 갖췄고 좌우 수비폭도 넓다. 또한 일발 장타력이 있는 선수고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평범한 타구를 놓치는 등 올해 무려 25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여기에 너무 적극적으로 스윙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출루율이나 정확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수비만이라도 잘 적응했다면 모를까, 공·수 모두에서 고치기 힘든 문제가 있었던 것이 결국 교체로 이어졌다.
이에 비해 워스의 수비는 그렇게 다이내믹하지 않다는 평가다. 구단 관계자는 “좌우 수비폭이 넓거나 아주 강한 어깨를 갖춘 선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대신 안정적이다. 잡기 힘든 것이야 기대하기 어렵지만 잡을 것은 착실히 잡는 유형이다. 실제 워스는 MLB 통산 유격수로 323⅓이닝을 소화했지만 실책이 단 1개도 없다. 수비율이 100%다. 2루(379이닝)에서도 9할9푼4리의 비교적 좋은 수비율을 과시했다.
타격도 마찬가지다. 힘은 고메즈가 좀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워스는 타석에서 더 끈질기다는 평가다. 고메즈의 2014년 트리플A 출루율은 3할2푼5리였다. 반면 워스의 올해 트리플A 출루율은 무려 4할3푼1리다. 올해 워스는 MLB 무대에서도 평균보다 방망이가 덜 나가는 선수였다. 헛스윙율은 5.5%로 낮은 편이었다. 고메즈가 도미니칸 특유의 ‘흥’을 가지고 있었다면, 워스는 좀 더 침착하게 안정된 성격이라는 점도 다르다. SK의 올해 문제는 출루율과 수비였다는 점에서, 고메즈보다는 워스가 팀에 더 적합할 수 있다.
물론 장타력은 증명되지 않았다. 빵빵 터지는 장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워스도 올해 트리플A 무대에서는 성장하는 장타력을 보여줬다. 규격이 작은 인천을 홈으로 쓴다는 점에서 20개 정도의 홈런은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힐만 감독과 잘 아는 것도 긍정적이다. 워스는 올해 휴스턴에서 뛰었고, 힐만 감독은 올해 휴스턴의 벤치코치였다. 힐만 감독이 워스의 영입전을 주도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적절한 활용 그림을 기대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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