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푸른바다’, 별에서 온 인어? ‘별그대’와 달랐던 것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11.17 10: 45

같은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였지만 확실히 달랐다. 박지은 작가가 전작 ‘별에서 온 그대’와 비슷한 설정일 수 있는 한계를 딛고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 ‘푸른 바다의 전설’을 내놨다. 단순히 주인공이 외계인에서 인어로 바뀐 이야기가 아니었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은 전설의 인어(전지현 분)가 천재 사기꾼 허준재(이민호 분)를 만나 인간 세상에서 적응하고 사랑하는 이야기.
2년 전 안방극장을 꽉 잡았던 ‘별에서 온 그대’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다. 박 작가는 당시 외계인 도민준(김수현 분)과 톱스타 천송이(전지현 분)의 사랑을 다뤘다.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였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변주를 성공적으로 꾀한 영리한 실험이었다. 환상을 더한 재밌는 이야기로 국내외 열풍을 이끌었다.

박 작가는 이번에 인어와 인간의 사랑을 건드린다. 같은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어떻게 보면 외계인이 인어로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첫 방송부터 두 드라마는 확연히 달랐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생명체의 사랑이라는 큰 토대는 같았지만 설정부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차별점이 있었다.
인어와 준재가 과거부터 인연이 있었다는 것이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에게 공개됐다. 현대 속 인물들이 조선 시대부터 모두 연결돼 있었다. 이들의 인연 혹은 악연을 추측하는 재미를 던졌다. 그리고 인어가 인간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던 이유를 베일에 가렸다. 대신 인어가 어떻게 다리가 생겼는지, 진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을 던졌다.
시청자들에게 전설의 인어를 가지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인어가 가지고 있는 신기한 재주, 그리고 천재 사기꾼 준재가 사람을 홀리는데 있어서 사용하는 묘술이 ‘별에서 온 그대’와 달랐다. 도민준만 요술을 부렸다면 이 드라마는 두 주인공 모두 신묘한 기술을 장착해 더 큰 환상을 야기한다.
‘별에서 온 그대’ 외계인 도민준이 이미 수백년간 인간 세상에 살면서 사랑하는 감정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터득했다면 ‘푸른 바다의 전설’ 인어는 달랐다. 앞으로 모든 것을 준재로부터 배우고 심지어 사랑까지 경험하며 아파할 이야기가 남아 있다. 더 엉뚱하고 더 아무 것도 모르는 순백의 백지 상태인 인어. 민준과 송이가 사랑하면서 겪은 황당무계한 이야기들이 좀 더 확장될 수 있는 장치인 셈이다.
방영 전 일부에서 나온 걱정과 ‘별에서 온 인어’가 아니라 박 작가가 더 풍성하게 펼쳐놓을 판타지 로맨틱 드라마의 발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발랄하고 설레는, 그리고 일단 웃기는 이야기는 당연한 박 작가가 다시 한 번 대박 로맨틱 코미디를 내놨다. 사랑스러운 전지현과 멋있는 이민호가 ‘별에서 온 그대’가 쓴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성공을 넘기 위해 준비를 마쳤다. / jmpyo@osen.co.kr
[사진] SBS 제공, '푸른 바다의 전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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