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진화' 박정진, 마무리캠프까지 온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1.17 05: 30

박정진, 1군 풀타임 시즌에 마무리훈련 참가
"공 던지기 위해, 후반기 밸런스 유지할 것"
"내년에 박정진이 재미있을 것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를 앞두고 불혹의 최고참 투수 박정진(40)에게 참가 의사를 물었다. 올 시즌 1군에서 풀타임을 보내며 77경기 84이닝을 던진 박정진은 당초 대전 잔류조에 남아 몸을 추스르고 지친 몸을 관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정진은 지난달 26일 시작된 마무리캠프를 위해 미야자키행 비행기에 올랐고, 지금까지 낙오하지 않으며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15~16일에는 연이틀 불펜 투구까지 했다. 김성근 감독은 "박정진이 최고참으로서 솔선수범해준 덕분에 훈련 분위기가 좋다"며 "박정진이 후반기 좋았던 밸런스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에 재미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박정진은 "이번 마무리캠프에 오기로 한 이유는 공을 던지기 위해서다. 내년에는 2월부터 캠프가 시작되기 때문에 11월에 공을 던져 놓고, 12~1월에는 체력을 만들려 한다"며 "원래는 롱토스 위주로 하려고 했지만, 짧게 던질 때는 마운드에서 던지라고 감독님께서 권유했다. 던지면서 후반기에 좋아진 부분을 찾고 있다. 중심을 뒤에 남겨놓는 폼으로 연습하는데 잘되고 있다. 미야자키에 잘 온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올해 한화 투수 중에서 1군 엔트리에 한 번도 빠지지 않은 투수가 정우람과 함께 박정진이었다. 그것도 만 40세 불혹의 나이라 더 놀랍다. 그는 "1년 동안 엔트리에 빠지지 않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솔직히 초반에는 1군에서 빠져야 했다. 팀에 보탬이 하나도 안 됐다. 팀 사정이 어렵다 보니 있었던 것이지, 실력으론 1군에 있을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7월까지 박정진은 평균자책점 6.79로 고전했지만, 8월 이후로는 평균자책점 3.74로 본래 안정감을 찾았다. "초반에 잘 안 될 때에는 코치님들은 물론 선수들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후반기 스피드가 늘었는데 결국 투수는 밸런스란 것을 느꼈다. 페이스가 안 좋아 기복이 있었지만, 좋을 때 밸런스를 최대한 유지하려 한 것이 나타났다"는 게 박정진의 설명이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선 새로운 구종으로 스플리터도 연습 중이다. 그는 "매년 캠프 때마다 서클체인지업을 연습했지만 생각만큼 잘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스플리터를 던져보고 있다. 투심에서 조금 변형한 그립으로 잡고 있는데 계속 시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도 "던지면서 재미있어하는 게 보인다. 스플리터를 추가하면 더 좋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을 잘 마치면 박정진은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다. 이에 대해 박정진은 "FA를 떠나 내년에는 초반부터 잘하고 싶다. 매년 저도 팀도 초반에 좋지 않았다. 내년은 팀에는 정말 중요한 시즌이다. 나 역시 구원투수는 3년 연속 많이 던지기 무리가 온다는데 이를 극복하고 싶다. 여기에 온 목적이 바로 그것이다"고 강조했다.
남들은 저물어가는 불혹의 나이, 또 한 번 진화를 꿈꾸는 박정진의 마무리캠프가 빛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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