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한화 이원화 체제, 앞을 보고 합심할 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1.17 05: 52

한화, 현장-프런트 이원화 체제 불안불안
내년 성적 위해 하루빨리 합심해야 할 때
한화의 이원화 운용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앞을 보고 합심해야 할 때인데 흘러가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한화는 지난 15일 박상열 육성군 투수코치, 이홍범 퓨처스 트레이닝코치에게 재계약 불가 소식을 전했다. 선수들에게 대리운전을 부탁한 것이 논란으로 불거졌고, 선수단 관리 미흡 책임을 물어 구단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사건과 별개로 선수 지도방식에 있어서도 두 코치는 논란의 소지가 있었고, 문제를 인식한 구단은 중장기적인 육성 시스템을 위해 결별하기로 했다.
코칭스태프 인선의 결정권은 구단에 있고, 해임 사유 역시 납득 가능하다. 다만 그 과정이 좋지 않았다. 구단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캠프를 이끌고 있는 김성근 감독에게 이 같은 소식을 따로 전하지 않았다. 해임을 통보받은 두 코치에게 전화를 받고서야 사실을 알았다. 두 코치는 김 감독이 한화 사령탑에 올 때 데려왔다는 점에서 수족 자르기 인상이 강했다.
김 감독은 "섭섭하게 생각할 것 없다. 새롭게 시작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팀이 쇄신을 해야 한다니까 어쩔 수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며 구단 결정에 따랐다. 한화는 이미 두 코치를 정리하는 쪽으로 일찌감치 내부 의견이 모아진 상태였지만 김 감독과 충분한 의견을 주고받지 못했다. 지난 11~13일 박종훈 단장이 미야자키를 다녀왔지만 전달이 되지 않았다.
한화는 시즌 후 여러 이유로 코치들이 대거 팀을 떠나고 있지만 새로운 코치 인선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지난 14일부터 나카시마 테루시 일본인 타격코치가 미야자키 캠프에 합류했지만, 계약 과정이 늦어지면서 그 이전까지 메인 타격코치가 없는 상태로 훈련했다. 여전히 떠난 코치들의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은 채로 캠프의 반이 훌쩍 지났다.
선수 보강은 물론 코치 인선 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김 감독은 고립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코치들까지 구단의 결정에 의해 팀을 떠나게 돼 상실감과 무력감도 적지 않다. 가뜩이나 감독 계약 마지막 해에는 어느 팀이나 어수선하기 마련인데 한화는 시즌 시작도 전에 레임덕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박종훈 신임 단장의 부임과 함께 한화는 프런트 혁신과 이원화 체제를 선언했다. 현장과 프런트의 역할을 구분하고자 했지만 시작부터 불안 불안한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1군과 2군 운영에 있어 영역 구분이 애매모호하고, 코치와 선수단 구성 모두 불분명한 상황에 놓여있다. 다른 팀들의 2017시즌은 이미 시작됐는데 한화만 제자리걸음이다.
한화 구단은 지난 2년의 실패 원인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원인을 알아야 처방할 수 있기 때문이지만 그 과정이 길어지자면서 김 감독도 말 못할 답답함이 가슴에 차오른다. 김 감독은 "할 일이 많다. 지금은 뒤를 볼 게 아니라 앞을 보고 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한화의 현장-프런트 이원화 체제가 안정을 찾기 위해선 앞을 보고 합심해야 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내년 시즌을 어떻게 준비하느냐는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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