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2위를 탈환, 레이스 반환점을 돌았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뒀다. 승점 10점(3승1무1패)을 쌓은 한국은 승점 9점인 우즈베키스탄(3승2패)을 끌어내리고 A조 2위로 올라섰다. 1위 이란(3승2무, 승점11점)에 승점 1점차로 다가섰다.
그러나 슈틸리케호를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적이다. 내용은 불만스러웠지만 승리와 함께 2위를 탈환하면서 슈틸리게 감독은 일단 경질을 모면했다. 내년 3월 재개되는 최종 예선까지 남은 4개월 동안 슈틸리케 감독은 무엇을 해야 할까.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산적했다.
먼저 대표팀 구성에 더 고민해야 한다. 매 경기 반복되는 수비진 불안은 구성원을 바꾸는 게 답일 수도 있다. 슈틸맅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훈련에서 포백 라인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간격 유지, 커버플레이 등 기본부터 강조하며 공을 들였다.
그러나 수비 불안 요소는 해결되지 않았다. 최종예선 5경기서 수비 축구로 일관한 시리아 상대로 0-0 무승부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실점했다. 우즈베키스탄 상대로는 치명적인 수비 실수로 실점했다. 계속 중용 받는 수비수들은 아쉽지만 경기력은 점점 안 좋다. 새 얼굴을 발굴해야 한다.
두번째, 슈틸리케호를 바라보는 축구인들은 전술 부재를 자주 언급한다. 수비라인이 두터운 약팀 상대로 효과적인 공격 전술이나, 플랜A에 대한 우려가 많다. 점유율은 높지만 단지 숫자상으로 좋을 뿐, 실리는 없다.
최종 예선 경기를 되돌아보면 감독이 준비한 선발 라인업이나 포메이션, 전술은 무기력했고, 그라운드 안에서 선수들의 개인기와 임기 응변에 의지하는 모양새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21~22일 기술위원회를 열어 슈틸리케호의 지난 경기를 평가하고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무색무취'하다는 비난을 받는 슈틸리케 감독이 얼마나 이를 받아들일지.
조 2위로 반환점을 돌았지만 최종예선 후반 일정이 부담스럽다. 원정 3경기와 홈 2경기다. 한국은 내년 3월23일 중국 원정을 시작으로 3월28일 시리아와 홈경기를 치른다. 이후 3개월을 쉬고 6월13일 카타르 원정을 떠난다. 8월31일에는 이란을 상대로 홈경기, 9월 5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으로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국(3승1무1패)은 홈에서만 3승을 거뒀고 원정에선 1무1패였다. 중국, 카타르, 우즈베키스탄과 원정을 치러야 하는데, 이들 상대로 홈에서 모두 1점차로 힘들게 승리했다. 현재 대표팀 경기력이라면 원정에서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란은 홈으로 불러들여도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원정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내년 3월 중국 원정-시리아 홈 2연전에서 달라진 슈틸리케호를 볼 수 없다면, 축구팬들은 최종 예선 끝까지 가슴 졸여야 할 것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