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에서는 얼마든지 빠를 수 있다. 그러나 수비를 하면서 공격까지 빠르게 나서는 건 체력이 안 되면 불가능하다".
전북 현대의 좌우 측면을 책임지는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는 K리그 클래식 최고의 듀오다. 레오나르도는 정규리그 34경기서 12골 6도움, 로페즈는 13골 6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11 좌우 측면 미드필더에 선정된 것. 올 해 최고의 측면 미드필더였다는 것을 뜻한다.
레오나르도와 로페즈의 활약은 K리그 클래식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뛰어난 존재감을 드러냈다. 레오나르도는 12경기에서 8골, 로페즈는 10경기서 3골을 넣었다. 둘이 돌아가며 넣는 득점포에 전북은 탈락의 위기를 극복하고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이제 남은 것은 알 아인(UAE)과 두 차례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다.
수 많은 경기를 경험한 레오나르도와 로페즈이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대한 느낌은 다르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큰 규모의 대회 중에 최고의 경기이기 때문이다. 부담이 있으면서도 안심도 된다.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받으면서도 동료들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는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외국인 선수에게도 부담이 된다. 해결해줘야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북은 6명이 대표팀에 차출될 정도로 선수 대부분의 실력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로페즈도 동의했다. 그는 "전북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조직력도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개인 능력까지 좋다. 조금만 더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는 지난 6일 끝난 K리그 클래식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전북은 최종 라운드에서 FC 서울에 패배해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그래서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강한 욕심을 드러냈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잘하는 팀이 우승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레오나르도는 "우리는 이제 잃을 것이 없다.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 그런 부분에서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다. 로페즈는 "서울전에서 우리는 투쟁심에서 졌다. 그래서 승리를 놓쳤다. 이번에는 더 강한 투쟁심과 정신력으로 강하게 하고 1초라도 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나서야 한다.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알 아인은 쉬운 상대가 아니다. 전력이 약했다면 결코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알 아인은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아라비안 걸프 리그 5경기에서 4승 1무를 기록 중이다. 앞서 9월에 알 아인을 상대한 권경원(알 아흘리)은 "좌우 측면 공격수들이 매우 빠르다. 레오나르도보다 더 빠른 것 같다"고 귀띔 했다.
과거 함께 뛰었던 권경원의 조언을 받았지만 레오나르도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유는 수비 때문이다.
레오나르도는 "공격적에서는 얼마든지 빠를 수 있다. 공격만 하면 그런 스피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수비를 하면서 공격까지 빠르게 나서는 건 체력이 안 되면 불가능하다. 나와 로페즈는 우리 박스 근처에서 상대의 공을 빼앗아서 빠른 스피드를 낸다"고 반박했다. 로페즈도 거들었다. 그는 "원정경기를 가면 우리가 공격수인지, 수비수인지 모를 정도다. 공격은 30%, 수비는 70%를 한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알 아인을 넘으면 모두가 꿈꾸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나갈 수 있다. 대표팀의 월드컵 만큼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다. 그러나 레오나르도는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확실히 선을 그었다. AFC 챔피언스리그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레오나르도는 "기대가 크다. 전북에는 클럽월드컵을 경험한 선수가 많다. 그러나 또 나가고 싶은지 물어보면 당연히 나가고 싶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AFC 챔피언스리그가 우선이다. 결승전 두 경기가 나의 인생 경기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죽을 수도 있다는 각오로 마무리를 짓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