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 6승-ERA 5.10으로 성공적 시즌
체력 보강-커브 연마로 노리는 성장
“프로는 1등만 있잖아요”.
주권(21, kt 위즈)은 올 시즌 kt의 최고 히트 상품이었다. 2015년 우선 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했고 지난 시즌에는 15경기, 24⅓이닝 소화에 불과했다. 부상, 부진으로 1군에서 오래 뛰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완봉승으로 데뷔 승을 장식했다. 거의 풀 시즌을 치르며 28경기에서 6승 8패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했다. kt 토종 투수 중 한 시즌 최다 승이었다.
신인왕 투표에선 2위에 올랐다. 경쟁자 신재영(넥센)이 압도적이었다. 신재영은 30경기에서 15승 7패 평균자책점 3.90을 마크했다. 신인이 아니라 전체 투수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성적이었다. 신인왕이 유력했고 만점 465점 중 453점을 획득했다. 1위 표를 휩쓸진 못했다. 주권은 1위 표 2개 포함 147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당연한 결과였으나 주권이 가장 많은 2위 표를 받으며 선전했다.
주권은 “신인왕 투표 결과는 봤다. 하지만 2위는 아무 의미 없다. 프로 스포츠에선 1위만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시즌 중에는 욕심이 없지 않았다. 신재영 역시 “시즌 초 박주현, 주권 등이 경계 대상이었다”라고 말했다. 주권은 “처음에는 아예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시즌 중반 팀 혀들이 ‘신인왕 탈 수도 있겠다’고 해서 처음 알았다. 생각 자체를 못하고 있었는데 이야기를 들은 후 욕심은 났었다”고 회상했다.
주권의 발목을 잡은 건 체력이었다. 주권은 시즌 초 완급 조절에 실패하며 번번이 5~6회에 고전했다. 완봉승을 기점으로는 팀 최고 투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7월 평균자책점 7.45, 8월 5.85로 부진했다. 더위가 시작되자 체력이 떨어졌다. 사실 불펜으로 준비를 했던 시즌이었다. 주권은 “체력에서 부족했다. 고등학교 때도 여름에 지쳤지만 지금처럼은 아니었다. 타자들 수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약점을 보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주권은 “시작부터 선발 준비를 하면 조금 나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면서 “마무리 캠프에서 웨이트를 하면서 체력, 근력 위주로 준비를 하고 있다. 공은 똑같이 던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충분한 휴식도 함께 취하고 있다. 주권은 “감독님께서 야구장에서 즐기라고 하셨다. 또 올해 100이닝을 넘겨 무리가 올 수 있다고 하셨다. 과격하게 던지지 말고 밸런스로만 던지라는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체력이 부족했던 만큼 다음 시즌 ‘규정 이닝’을 목표로 내세웠다. 주권은 “규정 이닝을 못 채워 아쉬웠다. 그 분에서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체인지업을 비롯해 커브 연마에 신경 쓰고 있다. 주권은 올해 체인지업으로 큰 재미를 봤다. 그러나 그는 “선발 투수는 체인지업으로는 한계가 있다. 느린 커브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낙차 큰 커브를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올 시즌 한계를 바탕으로 한 단계 성장을 준비하고 있는 주권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