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에 열리는 제4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대비해 김인식 대표팀 감독과 기술위원, 분석위원들이 지난 11월 12일과 13일 이틀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네덜란드의 평가전을 지켜보며 상대 전력을 분석하고 귀국했습니다.
네덜란드는 우리와 같은 예선 A조에 속한 상대입니다. 한국은 내년 3월 6일 이스라엘전을 시작으로 7일 네덜란드, 9일 대만과 차례로 경기를 갖습니다. 4개국 중 상위 두 팀이 2라운드에 진출해 일본 도쿄에서 2라운드를 벌여 상위 두 팀이 미국에서 벌어지는 4강전에 출전합니다.
이순철 코치는 "네덜란드는 타자들의 수준이 상당하다. 평가전에서 1번 타자로 나선 중견수 크리스토퍼 갈리아는 2루 땅볼을 치고 쉽게 내야 안타를 만드는 스피드를 가지고 있더라"며 놀라워 했습니다.
특히 네덜란드 선발 투수들의 수준이 높다고 합니다. 이순철 코치는 "굉장히 까다로운 투수들이 많았다. 스피드가 압도적이지는 않아도 치기 까다로워서 일본 타자들도 대처에 힘든 모습이었다. 불펜 투수들이 약하지만 선발 투수들의 수준은 무척 높았다. 선발만 놓고 보면 일본보다 우위였다"고 말했습니다.
네덜란드 대표팀은 12~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 대표팀과 평가전 2경기에서 총 18득점을 기록하며 일본 대표팀에 이틀 연속 연장 승부치기에서 패했습니다.
이번 평가전 대표팀은 마이너리그와 자국리그 선수들로 구성됐지만, 내년 3월 대회에서는 메이저리거들이 다수 합류합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헨리스 뮬렌 네덜란드 감독은 "내년 3월 대회에서는 더 강력한 팀을 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발렌틴(야쿠르트)을 포함한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가세한다"고 예고했습니다.
일본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메이저리거는 주릭슨 프로파(텍사스) 한 명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최종 멤버로는 빅리거들이 다수 참가합니다. 올 시즌 192안타의 젠더 보가츠(보스턴, 내야수) 20홈런의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 내야수), 25홈런의 조나단 스쿱(볼티모어, 내야수)이 출전합니다. 전 대회에서 한국을 5-0으로 이길 때 뛴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도 출전이 가능합니다.
투수진도 뮬렌 감독은 "보가츠, 그레고리우스, 스쿱에게 참가 의사를 물었고, 허락을 받았다. LA 다저스의 마무리로 활약한 켈리 젠슨도 출전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에 이어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뛰는 릭 벤덴헐크도 출전이 확실합니다. 그리고 넥센에서 던지고 있는 앤디 벤헤켄도 네덜란드 태생이라 가능성이 크다고 안치용 전력분석요원은 예상합니다.
이스라엘 역시 예전의 팀이 아니라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WBC는 부모나 조부모의 국적에 따라 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유대인 출신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포함되면 미국 대표팀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예선에서 영국을 꺾고 본선 진출권을 따냈습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을 기록한 제이슨 마퀴(전 신시내티)가 당시 4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습니다.
제리 웨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은 "처음 참가한 2012년 예선과 비교하면 이스라엘에서 야구에 대한 관심이 40% 이상 늘어났다. 이번 대표팀에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13명의 선수가 포함됐다"고 말했습니다. 통산 500경기 이상 뛴 베테랑 투수 크렉 브레슬로(마이애미)도 가세합니다.
포수 라이언 라반웨이(현 토론토), 1루수 아이크 데이비스(현 뉴욕 양키스)는 유망주 출신으로 기대가 되는 선수들입니다.
현재 이스라엘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작 피더슨(다저스), 이안 킨슬러(디트로이트) 등이 꼽히고 있다. 이스라엘은 백업 전력이 좋지 않습니다.
A조 마지막 맞대결 상대인 대만은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회 멤버가 그대로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자국에서 열린 프리미어12에서 8강 진출에 실패했던 대만은 WBC에서 만회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4번을 맡은 린홍위(라미고)를 비롯해 대만야구 인기 스타 린즈셩(라미고), 대만리그 홈런왕 출신 가오궈후이(EDA), 올해 일본프로야구 우승팀 니혼햄의 주전 중견수 양다이강(니혼햄)이 중심 선수들입니다.
대만은 전통적으로 타선에 비해 투수력이 약한 편입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천관위(지바 롯데)가 프리미어12에 이어 에이스를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한국은 네덜란드를 제외한 대만과 이스라엘을 반드시 잡아야 일본 도쿄에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승률이 같은 경우 득실차를 적용치 않고 동률 팀간 단판 승부를 펼치는 타이 브레이커를 2라운드까지 적용하는 이번 WBC에서는 우리가 4년전 대회처럼 동률 후 탈락은 피할 수 있습니다. /OSEN 편집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