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인터뷰] ‘가고시마 추억’ 김민식, 약속의 땅에 다시 오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16 14: 00

김민식(27·SK)에게 지난해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는 만감이 교차하는 기억이다. 박경완 배터리 코치의 강훈련을 받았다. 신체적으로는 극한의 상황까지 간 기간이었다. 캠프 종료 후 폐기처분했던 장비를 보고 동료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가고시마에서의 그 훈련이 자신의 성장에 근사한 밑거름이 됐다. 가고시마에 대한 의미가 가장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경완 코치는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김민식은 포수로서 많은 것이 부족한 선수였다. 그러나 힘든 훈련을 이겨내면서 성장했고, 그 과정을 알기에 더 의욕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재원도 무릎에 부상이 있고 내후년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김민식이 팀에서 중요한 이유”라고 대견해 했다. 김민식도 밝은 표정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훈련이지만 “작년에는 아예 밥을 못 먹었다. 그래도 올해는 밥은 먹는다. 작년에는 진짜 힘들었지만 올해는 코치님이 조금씩 조절해 주신다. 작년만한 훈련량은 아니다”라고 껄껄 웃었다.
김민식은 SK 올해의 발견이었다. 주전 포수였던 정상호(LG)가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난 SK는 주전으로 승격된 이재원의 뒤를 받칠 백업 포수가 절실했다. 그때 박 코치의 강한 조련을 받으며 백업 경쟁에서 승리한 선수가 김민식이었다. 포수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본기는 떨어지지만 백지 상태인 만큼 성장세도 빨랐다. 수비에서는 이재원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딱 1년 사이에 만들어진 성과였다. 포수라는 포지션을 생각하면 기적 같은 성과이기도 했다.

김민식이 가고시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직접적인 이유다. 김민식은 “올해 명단에 또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잠깐 고민은 했었다”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작년에는 힘들긴 힘들었는데 여기 와서 많이 성장했으니 나쁜 기억은 아니다. 힘들게 훈련한 덕에 1군에 계속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아예 기본기가 안 되어 있었다. 똑같은 훈련을 반복해서 많이 했다. 그래도 올해는 작년보다는 지적받는 부분이 조금 줄었다. 코치님 원하는 부분에 맞추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2015년 가을 이곳에서 흘린 땀방울은 의미 있는 2016년을 만들었다. 김민식은 “개막전 엔트리에 처음 들었다. 목표가 끝까지 1군에 남아있는 것이었는데 이를 이뤘다. 비록 백업이지만 풀타임으로 뛰었다”라고 하면서 “올해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경기에 나가 부족한 것을 느꼈다.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했다. 내년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고 긍정적인 부분을 짚었다.
크게 도약한 한 해가 됐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것이 많다. 김민식은 “딱히 잘 한 것도 없고 다 부족했다. 송구 정확성, 투수 리드가 문제였다. 글러브가 들려서 가랑이 사이로 많이 빠뜨렸다. 미트질도 지적 많이 받았다. 스스로도 많이 느꼈다. 말로만 들었던 것이랑 직접 느낀 것은 차이가 크더라”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뒤 “경기에 나가서 주위 사람들에게 안정감 주는 포수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무엇보다 땀의 가치를 아는 선수가 됐다는 것은 기대를 걸기에 충분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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