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페루 원정에서 승전보를 전했다.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의 수모도 설욕했다. 브라질이 페루와 악연을 완벽하게 정리했다.
전력만 놓고 봤을 때 16일(이하 한국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남미예선 12차전 브라질과 페루의 경기는 브라질의 우세가 점쳐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브라질이 3위, 페루가 23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물론 브라질이 최근 5연승을 달리며 최고의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페루가 브라질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것. 지난 6월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조별리그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페루는 브라질을 1-0으로 물리쳤다. 이 때문에 브라질은 우승을 목표로 했던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무엇보다 브라질이 페루 원정에서 약하다는 점이 작용했다. 브라질은 2000년 6월 1-0으로 이긴 이후 16년 동안 페루 원정에서 한 차례도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2003년 11월, 2007년 11월 대결에서 모두 1-1로 비겼다. 페루는 항상 브라질에 대해 약세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안방에서 만큼은 물러서지 않고 당당했다.
이날 경기서도 그랬다. 페루는 브라질에 점유율 싸움에서 밀렸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공격 기회를 브라질이 더 많이 잡는 것은 맞았지만, 실질적으로 골문을 위협하는 장면은 페루도 브라질 못지 않게 많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답답해지는 건 브라질이었다. 남미예선 1위를 달리고 있는 브라질에 페루는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브라질과 페루의 악연은 더욱 깊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브라질은 좌절하지 않았다. 끝까지 공격에 집중했다. 그 결과 후반 13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가브리엘 헤수스가 결실을 맺었다. 페널티 지점 근처에서 공을 잡은 헤수스는 강하면서도 정확한 슛을 시도해 페루의 골망을 갈랐다.
헤수스의 활약은 득점으로 끝나지 않았다. 후반 33분에는 헤나투 아우구스투의 추가골을 도왔다. 덕분에 브라질은 16년 만에 페루 원정에서 승리 소식을 전했다. 8승 3무 1패(승점 27)가 된 브라질은 2위 우루과이(7승 2무 3패)와 승점 차를 4점으로 벌렸다. 페루와 질긴 악연을 끊은 브라질은 남미예선 선두 독주 체제의 발판을 마련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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