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FA 등 외부 선수 영입보다 내부 육성
김성근 감독, "현실을 보라, 투수력 최약체"
스토브리그의 큰 손으로 군림한 한화는 이번 겨울 FA 선수 보강 계획이 없다. 박종훈 신임단장 선임 이후 내부 육성으로 기조를 확실히 바꿨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훈련을 이끌고 있는 김성근 감독 역시 구단 방침을 전해 받았다. 투수들의 상태를 재점검하며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냉정한 현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김 감독은 "지금 팀의 현실을 보라. 이상은 현실과 다르다. 결국 내년에도 지금 이 멤버와 전력으로 싸워야 한다는 건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현실적으로 지금 전력에서 투수력이 부족하다. 10개 구단 중에서 우리처럼 선발이 약한 팀도 없다. 쉬는 날 야구장에 나와서 데이터를 뽑아보니 한숨부터 나오더라. 올해의 현실이 내년에도 그대로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태양이라든가 젊은 선수들이 월등하게 올라와주지 않는 이상 올해 그 수준이다"고 토로했다.
한화는 올해 팀 평균자책점 9위(5.76)에 머물렀다. 1군 2년차 kt(5.92)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었다. 돌림병처럼 부상을 당해 투수 전력을 풀가동할 수 없었고, 기대했던 젊은 투수들의 성장은 더뎠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초에는 계산이란 게 있을 수 없었다.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는 2군 투수들을 써야 할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문제는 내년에 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어깨 클리닉 수술을 한 안영명이 재활을 거쳐 복귀할 수 있지만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권혁과 송창식 역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는 1차 지명 김병현을 비롯해 신인 투수들도 대부분이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김 감독은 "적어도 선발 후보가 8~9명은 있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는 냉정하게 봐서 5명도 안 된다. 이렇게 되면 불펜도 묵사발이 될 수 있다. 구단에선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럴만한 선수층이 되어있는지부터 봐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가르친 대로 성장해주면 좋지만 그게 말처럼 쉽게 되는 것이 아니지 않나"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바깥에선 송은범을 왜 선발로 쓰냐고 했지만 그만한 투수가 팀에 없다. 그게 현실이다. 당장 왼손 투수도 권혁이 올 때까지는 사실상 박정진 하나뿐이다. 사이드 투수도 정대훈밖에 없다. 그래서 KIA에서 나온 김병현이 필요했던 것이다. 부족하다고 해도 지금 우리 사정에는 필요한 전력이었다. 우리 시스템에서 선발도 할 수 있고, 구원으로 짧은 이닝도 가능했을 텐데"라며 구단차원에서 김병현을 영입하지 않기로 의견이 모아진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한화가 기대할 수 있는 투수력 상승의 효과는 역시 어떤 외국인선수를 데려오느냐에 달렸다. 다만 어느 팀이든 외국인선수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불확실 전력으로 분류된다. 결국 국내 선수층이 탄탄해야 플러스 효과를 낼 수 있다. 김 감독은 "지금 상황에선 내년에도 결국 권혁·송창식이다. 둘이 언제 어떻게 돌아오느냐가 중요하다"며 부상 선수들의 복귀를 관건으로 봤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