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존재감 돋보인 김신욱, 플랜B로는 아깝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1.16 06: 00

득점은 없었다. 그러나 역전을 만든 2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적장도 인정했다. 플랜B로는 아까운 존재감이다.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베키스탄과 터닝 포인트는 김신욱(전북 현대)의 투입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의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던 한국은 김신욱의 투입 이후 연속골을 넣어 2-1 역전승을 신고했다.
한국은 전반 25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초반부터 의도한대로 경기가 되지 않은 한국은 더욱 어려운 경기를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선발로 기용한 이정협(울산 현대)를 믿었지만,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2분 이정협을 빼고 김신욱을 투입했다. 김신욱이 지닌 197cm의 장신을 이용할 필요는 느낀 것이다. 김신욱의 투입 직후 한국은 남태희가 헤딩골을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남태희의 득점에 김신욱이 직접적인 관여를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간접적인 관여는 했다. 왼쪽 측면에서 박주호가 크로스를 올리는 순간 우즈베키스탄 수비진은 모두 김신욱에 집중을 했다. 이 때문에 2선에서 쇄도한 남태희를 아무도 막지 못했다.
김신욱의 존재감이 확실하게 드러난 것은 후반 40분이다. 홍철이 올린 크로스를 따낸 김신욱은 헤딩으로 구자철에게 연결했다. 김신욱 덕분에 쉽게 문전으로 파고든 구자철은 정확한 슈팅으로 우즈베키스탄의 골망을 흔들었다.
우즈베키스탄 삼벨 바바얀 감독도 김신욱의 존재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김신욱이 교체 투입될 것을 당연히 알았다. 그러나 우리 팀에서 제공권 싸움을 가장 잘하는 선수가 투쟁에서 졌다"고 말했다.
교체 투입만으로는 아까운 존재감이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공을 많이 주고받고 움직여야 했다. 상대를 지치게 한 뒤 김신욱을 쓰면 더 효과적이다. 김신욱을 선발로 쓰면 볼점유가 되지 않고, 상대가 김신욱에게 적응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의 결정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의 의도대로 한국은 전반전에 6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였다. 그러나 얻은 것은 없다. 선발로 나선 이정협은 많은 활동량을 보였지만 슈팅을 한 번도 때리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의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도 플랜B를 위한 플랜A는 없다. 플랜A에서 해결을 봐야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의 플랜A는 그러지 못했다. 그렇다면 플랜B를 플랜A로 돌리는 것도 고려해야만 한다. 김신욱의 존재감은 플랜B로 아깝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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