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멤버를 뽑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 대표팀 멤버들의 있따른 비보가 전해지고 있다. '김인식호'의 정예 멤버를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동시에 피어나고 있다.
내년 3월 개최될 '2017 WBC'를 맞이해 김인식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기술위원들은 지난 10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최종 28인의 국가대표팀 명단을 최종 확정했다.
하지만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 종이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대표팀 구성원들이 삐걱이고 있다. 대표팀으로 뽑힌 선수들의 있따른 부상 소식에 정예 멤버들이 꾸려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있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직후 투수 부문에 선정된 이용찬(두산)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는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용찬이 시즌 직후 실시된 선수단 신체검사에서 우측 팔꿈치에 뼛조각이 발견되면서 지난 15일 수술을 받았다. 이에 대표팀 멤버들의 몸상태 체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KBO는 "한국시리즈에서 잘 던져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봤지만 우리 쪽에서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다. 의사소통이 안 된 부분이 있었다"며 "두산 구단과 협의해서 이용찬의 선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용찬의 재활 기간은 3~4개월 정도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용찬의 수술 소식이 1주일이 지나지 않은 시점. 한화 구단은 대표팀의 터줏대감 정근우의 무릎 수술 소식을 전했다. 한화는 지난 15일 "정근우가 좌측 무릎 관절 안쪽 반월상 연골 손상이 발견돼 근본적인 원인 제거를 위해 내시경 절제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근우의 재활 기간은 2~3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정근우의 수술은 오는 22일 진행될 예정이다.
대표팀 멤버 중에 2명이나 비시즌 수술을 받으면서 대표팀 구성이 벌써부터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용찬의 경우 내년 3월 초에 열리는 WBC 1라운드에 사실상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간 재활을 요하는 팔꿈치 인대 접합술은 아니지만, 뼛조각 제거 수술의 경우도 때에 따라선 재활 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는만큼 재활과 정상 컨디션 회복을 WBC 기간에 맞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근우 역시 움직임이 중요시 되는 센터 내야수를 맡고 있기에 무릎 부상은 다소 치명적이다. 재활 기간을 무리해서 단축시킬 경우 재발에 대한 위험 부담도 있다. 정근우의 경우 WBC에 맞춰 재활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정상 컨디션을 찾을 지는 미지수다.
이용찬은 올시즌 상무 군 복무를 마치고 두산으로 복귀해 시즌 막판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우투수 기근에 시달리는 대표팀 입장에선 정상 컨디션 보여준 이용찬의 존재감이 필요했다. 정근우 역시 굵직한 국제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팀에 관록을 불어넣어 줄 자원이었다.
그러나 결국 이용찬과 정근우 모두 초기 대표팀 멤버에서 낙마할 위기에 처했다. 아울러 올해 정규시즌 막판 무릎과 허리 부상으로 포수 포지션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강민호(롯데) 역시 대표팀 합류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부상의 경우 불가항력적인 면이 있다. 여기에 더해 대표팀 멤버들의 향후 입지에 따라서 멤버 변동도 있을 수 있다.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등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대표팀 합류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추신수(텍사스), 김현수(볼티모어), 강정호(피츠버그) 등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협조도 필요한 상황이다.
WBC 사무국에 최종 엔트리를 제출하는 시점은 내년 2월이다. 일찌감치 대표팀 구성을 완료한 한국이지만, 잇따른 부상 선수들과 추가적인 이유들 때문에 정예 멤버 구축에 대한 의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