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했다.
울리 슈틸리케(62, 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극적인 생일밤을 보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전 수비 실수로 인한 위기에서 골기퍼 김승규가 걷어낸 공을 비크마예프가 중거리슛으로 골기퍼가 비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남태희의 헤딩골, 구자철의 왼발슈팅으로 역전시켰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과 한국 대표팀은 위기 분위기였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한국은 2승1무1패(승점 7점)로 조 3위로 처져 있었다. 중국과 카타르 상대로 안방에서 승리한 두 경기도 시원한 승리가 아닌 졸전 끝에 거둔 힘겨운 승리였다. 앞서 10월 11일 이란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지난 11일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으나, 시차적응도 안 된 약체 팀을 상대한 의미없는 평가전 승리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2위 탈환을 노리는 우리로선 많은 것이 걸려있다”며 "우리는 2위를 탈환해야 한다. 더 없이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후반 막판까지 1-1로 비기면서 목표에 차질이 빚어지는 듯 했다. 안방에서 무승부가 목표가 아니었다. 반드시 승리로 2위 자리를 탈환해야 했다. 그렇치 못하면 슈틸리게 감독의 경질 압박이 거세질 것이 분명했다.
후반 40분, 길게 날아온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어뜨렸고, 구자철이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파고들며 왼발로 골 구석으로 찔러넣었다. 2-1 역전골.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 위기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이날 승리로 슈틸리케호는 2위(3승1무1패, 승점 10점)를 기록, 우즈베키스탄을 제치고 조 2위로 올라섰다. 이란(3승1무, 승점 10점)과 시리아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1~2위는 바뀔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3승2패로 승점 9점.
15일은 슈틸리케 감독이 62번째 생일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극적인 역전승으로 대표팀 감독 자리를 불안하게나마 이어갔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