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강조’ 힐만 개혁, 세밀한 부분서 시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15 16: 36

SK는 올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의 상황에 맞는 팀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팀 장타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예상보다 빨리 성과를 냈다. SK의 올 시즌 팀 홈런은 리그 2위였다.
그러나 세밀함에서의 부족함은 여전했다. 특히 베이스러닝에서는 리그 하위권 성적을 냈다. 빠르지도, 한 베이스를 더 가는 베이스러닝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작전수행능력 또한 떨어졌고, 창의성도 빈약했다. 새롭게 SK 지휘봉을 잡은 힐만 감독 또한 “기동력이 팀의 장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고민을 드러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세밀함(디테일)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SK의 상황과 맞물려 힐만 감독이 팀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부터 시작된 모습이다. 11일 공식 취임식 후 12일에 곧바로 가고시마로 건너 온 힐만 감독은 선수들에게 ‘디테일’이라는 단어를 가장 강조하고 있다.

상징적인 사례가 1루 베이스에 직접 올라선 것이었다. 선수들의 베이스를 밟는 위치가 매번 바뀐다는 것을 알아챈 후였다. 김성갑 수석코치는 이 사유에 대해 “1루를 밟을 때는 모서리 부분을 밟고 지나가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타구에 신경을 쓰다 보니 베이스를 밟는 부분이 일정치 않다는 것을 감독님이 보신 것 같다. 그래서 감독님이 직접 베이스 위에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힐만 감독은 직접 모서리를 제외한 1루 베이스 위에 올라서 “내 발을 밟지 말고 베이스러닝을 해라”라고 했다. 선수들도 행여 감독의 발을 밟거나 충돌할까봐 좀 더 신경을 써서 베이스러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김성갑 코치는 “디테일하면서 깊게, 그러나 금방 치고 빠져서 길고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힐만 감독의 스타일을 설명했다.
팀 파악을 위한 노력도 분주하다. 매일 코치들과 이야기를 하며 팀 현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본인이 끌고 가기 보다는 의견을 나누며 적합한 방법을 찾는 스타일이다. 한 관계자는 “화법 자체부터가 인상적이다. 강제가 아니라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좋은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가 아닌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당신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묻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다.
김성갑 코치도 “코치, 선수, 프런트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려고 하신다. 짧고 간결하게 말씀하시지만 핵심을 명백하게 잡아 말씀하신다”고 힐만 감독의 스타일을 설명했다. 해외 경험이 있는 남윤성은 “한 눈에 보기에도 신사이신데, 영어도 고급 어휘를 구사하시는 것을 보니 교양이 남다르신 것 같다”라며 첫 인상을 대변했다.
선수들도 힐만 감독이 강조한 부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한동민은 “전체적으로 미팅하면서 디테일이라는 단어를 많이 쓸 것이라고 강조하셨다. 디테일하면서도 즐겁게 야구하자고 하시더라. 감독님께서 ‘Details make championship’라고 하시더라. 그 부분이 인상 깊었다”라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힐만 감독의 개혁은 사소한 부분부터 시작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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