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이 시국의 연예계, 키워드는 ‘풍자’와 ‘위로’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11.15 08: 25

 어딜 가나 이 ‘시국’에 대한 이야기는 빠짐이 없다.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이라는 사상 전무한 정치권 스캔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리는 판국. 대중은 참담하고 안타까운 현실을 개탄하며 함께 분노하고 서로를 위로한다. 이는 연예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14일 개최된 다양한 연예 관련 행사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들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확실히 11월 연예계의 키워드는 ‘풍자’와 ‘위로’다. 막장극 뺨치는 정치권의 이야기들이 연일 터져 나오는 마당에 다른 이야기들로 관심을 끌 수 있을 리는 만무하거니와, 공적인 자리에서 이에 대한 언급도 없이 넘어간다면 현실에 뒷짐을 지고 있는 꼴이 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연예인으로서 느끼는 일종의 ‘책임감’이 작용하기도 했을 테다.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마스터’ 제작보고회 이병헌

‘내부자들’에서 권력의 추악함을 고발했던 깡패 안상구. 물론 정의를 위함이 아닌 개인적인 감정이 도화선이었던 복수였지만, 건드리기 어려운 정재계를 송두리째 뒤흔든 내부 고발과 통쾌한 결말은 대중에 카타르시스를 안기기에 충분했다.
이 인물을 맛깔나게 탄생시킨 이가 바로 배우 이병헌이다. 이번에는 그가 영화 ‘마스터’를 통해 뼛속까지 악한 사기꾼 ‘진현필’ 역으로 돌아왔다. 이 작품에서는 처벌하는 이가 아닌 처벌을 당하는 모습으로 대중의 속을 속 시원하게 뚫어줄 전망이다.
이날 영화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마련된 ‘마스터’ 제작보고회 현장에서도 개탄스러운 현실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이병헌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이다. 이 영화가 다루는 지점 역시 사회를 반영하는 이야기고, 그 것을 해결해가면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드리려고 의도한 지점도 있다. 힘든 현실이지만 아주 조금이나마 휴식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의 방법은 ‘휴식’과 ‘힐링’이었다. 영화 속 비리와 악행의 중축에 선 인물이 처벌 받는 모습으로 현실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전하고자한다는 의미였다.
# “답답한 현실에 위로가 되길”..‘푸른 바다의 전설’ 제작발표회 진혁 PD
전지현과 이민호, 박지은 작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이야기는 이어졌다.
진혁 PD는 인어와 사랑에 빠지는 사기꾼 준재에 대해 “사기를 당해도 어디다 하소연도 못하는 나쁜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이런 시국(최순실 게이트)이 벌어지기 전에 대본이 나왔는데 요즘 촬영하면서 현실과 겹치는 내용도 있어 언뜻언뜻 놀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쁜 사람들이 없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한다”며 “우리 드라마가 답답한 현실에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 “힙합, 요즘 같은 시기에 더 매력적”..‘힙합의민족2’ 기자간담회 송광종 PD
같은 날 있었던 JTBC ‘힙합의민족2’ 기자간담회에서도 언급이 있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 하고자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책임감’이라는 키워드가 던져졌다. 비판의식이 전반에 깔려있고, 어느 장르보다 직설적이고 솔직한 ‘힙합’이고, 이 프로그램은 힙합을 골자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광종 PD는 “다들 뱉고 싶어 하고, 하고 싶어 하는 말이 많은 거 같다. 과거에는 이런 이야기들을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주셨던 거 같은데, 요즘은 많지 않은 거 같다. 아마도 힙합은 가장 사람들을 속 시원하게 해줄 수 있는 요소가 있어 많은 층이 매력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요즘엔 더욱 그런 거 같다”고 말했다.
MC스나이퍼 역시 “개인적으로 할 말은 좀 해야겠다는 사람이다. 이솝 우화에 빗대 곡을 써두긴 했는데 힙합의 민족에 누가 될까봐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래퍼들 마다 생각이 다를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할 말은 해야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더했다.
# ‘무한도전’의 역사의식 고취, ‘개그콘서트’의 풍자
MBC 무한도전은 좀 더 적극적이었다. 지난 5일 방송부터 ‘역사X힙합’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선 것. 단순히 역사를 모르는 이들에게 우리의 역사를 알리고자 하는 ‘교육 방송’이 아니었다. 지금 이 시대 가장 ‘핫’한 장르인 ‘힙합’을 통해 다 함께 시국을 노래하고,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는 기특한 의미가 담겨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는 본격적인 풍자에 나섰다. 지난 13일 방송에서 새롭게 ‘민상토론2’ 코너를 개설, 과감한 멘트와 진행으로 박수를 받았다. 진행을 맡은 송준근은 비선실세 최순실로 인해 정국이 혼란에 빠진 상황을 짚어보겠다며 유민상과 김대성에게 질문 공세를 퍼부었고, '텅 빈 상자', '최순실의 최측근', '비선실세', '문고리 3인방' 등의 최순실 게이트를 연상시키는 말이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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