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외국인 타자는 외야수일까?
외국인타자 브렛 필의 거취가 주목을 받고 있다. 3년 동안 KIA 유니폼을 입고 동고동락을 했지만 내년 시즌 재계약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브렛 필의 운명과 관련해 의미 있는 움직임이 있다. 바로 서동욱 김주형의 존재와 함께 포지션 중복이라는 문제이다.
이들 두 선수는 올해 KIA의 야수 가운데 히트 선수들이다. 서동욱은 넥센에서 무상 트레이드로 친정팀에 복귀해 124경기에 출전해 2할9푼2리 16홈런 67타점을 기록하며 5강 일등 공신 노릇을 했다. 주전 2루수는 물론 외야까지 맡으며 생애 최고 기록을 세웠다.
김주형은 135경기에 출전해 2할8푼1리 19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유격수, 2루수, 1루수, 3루수에 외야까지 전천후 야수로 역시 생애 최고 기록을 세웠다. 더욱이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는 김기태 감독이 매일 개인 레슨을 펼치고 있다. 내년의 주전으로 키우려고 작정한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자리가 없다.
포지션 중복이 생기는 것은 김선빈과 안치홍이 군 제대와 복귀하면서 중요한 문제가 됐다. 강한울이 더 이상 주전 유격수가 아니라 유격수와 2루수 백업 요원이 되었다는 점이다. 연쇄적으로 서동욱과 김주형의 자리까지 영향을 미쳤다. 내년 시즌 김주형은 1루수와 3루수, 서동욱은 1루와 외야 경쟁을 벌이게 됐다.
결국 이래저래 브렛 필의 위치가 애매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김주형과 서동욱, 강한울까지 폭넓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1루가 비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요구가 나오는 것이다. 외국인 타자를 외야수로 뽑는 방향으로 교통정리를 할 수도 있다. 물론 외야수는 30홈런 이상의 장타력을 갖춰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더욱이 FA시장에서 보강이 안된다면 더욱 확실한 한 방과 수비력을 갖춘 외인 외야수가 필요하다. 만일 외야 외국인 타자가 온다면 탁월한 수비력을 보여준 김호령과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노수광이 중견수를 놓고 포지션 경쟁을 펼쳐야 한다. 두 선수가 확실한 장타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30홈런 이상을 담보할 수 있는 외인 외야수를 찾느냐도 과제이다.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이다. 30홈런이 가능한 특급 외야수 시장도 한정적이다. 그래서 더욱 20홈런-90타점이 가능한 필을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필을 외야수로 전향하기도 어렵다. 김기태 감독의 고민이 계속되는 이유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