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형·박시영, 신인상 투표에서 확인한 롯데의 수확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11.15 05: 50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24년 동안 신인상의 명맥이 끊겼다. 지난 5년 동안엔 신인상 후보도 배출하지 못했다. 미흡한 육성 시스템의 결과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 롯데는 답답하기만 했던 '새얼굴' 신인상 부문에서 2명이 유효표를 받았다. 박진형(22)과 박시영(27)이 주인공이다.
지난 14일 열린 KBO리그 MVP 및 신인상 시상식. 올해 투표 방식을 지난 1995년 이후 21년 만에 점수제로 바꾸면서 보다 다양한 '군소후보'들도 득표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MVP는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총 816점 중 642점을 얻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신인상 역시 같은 방식이었다. 올해 15승(6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한 신재영(넥센)의 수상이 거의 확실시 됐다. 점수가 문제였을 뿐, 신재영의 수상에는 이견이 없었다. 생애 단 한 번의 영광이기에 스포트라이트는 최고점자에게만 돌아간다. 그러나 득표를 올린 선수들 역시 역사에 기록되기에 최고점자 외의 점수를 받는 선수들에게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신인상은 예상대로였다. 총 465점 중 453점을 획득한 신재영이 신인상을 따냈다. 압도적이었다. 1위표(5점) 90개, 2위표(3점) 1개를 얻었고 3위표(1점)는 없었다. 총 93개의 유효표 중 3개가 신재영에게로 가지 않았다. 이 중 2장을 주권(kt)이 가져갔고, 나머지 1위표 1장은 박진형이 가져왔다. 박진형은 1위표 1장 포함해 2위표 8장, 3위표 8장을 얻어 총 37점으로 주권(147점), 박주현(넥센·81점)에 이어 신인상 투표 4위에 올랐다. 
또한 박진형과 더불어 JSA(공동경비구역)에서 현역 군생활을 하고 복귀한 박시영도 3위표 1개를 얻으며 신인상 투표 득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 올해 사실상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선발과 불펜 다양한 역할을 오가면서 자신의 역량을 펼친 박진형과 박시영의 올시즌이 인상적이었고, 롯데의 수확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순간이었다.
롯데는 지난 1992년 염종석 이후 24년 동안 신인상을 배출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롯데가 우승을 하지 못한 기간과 같다. 지난 2009년 김민성(현 넥센)과 2010년 이재곤이 2년 연속 신인상 후보에 오른 적이 있지만 수상에 실패했고 그 이후엔 후보도 쉽사리 낼 수 없었다. 새 얼굴 자체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는 육성 시스템의 문제점과 부실한 선수층의 민낯으로 드러났다. 특히 투수진의 경우엔 노쇠화의 문제가 크게 대두됐다.
다만, 올시즌을 기점으로 롯데는 '새 얼굴'의 기근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오프시즌부터 육성에 대한 기틀을 차근차근 다졌다. 일단 신인상 투표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전 시즌들과 다른 점이다. 박진형과 박시영을 비롯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았던 박세웅, 이른바 '박트리오'는 롯데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여기에 좌완 김유영과 우완 박한길도 가능성을 비춘 한 시즌이었다. 
박진형과 박시영은 이제 물음표 투성이의 신인이 아닌, 앞으로 해줘야 할 기대주로 떠올랐다. 구단은 이들의 등장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도 신인상 투표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잠재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지금의 가능성을 더 큰 만족으로 만드는 일이 지속되어야 한다.  /jhrae@osen.co.kr
[사진] 박진형(왼쪽)-박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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