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로 만나 천천히 조건 맞춰볼 예정
이원석은 출전 기회에 따라 다소 유동적
두산 베어스가 내부 FA 선수들과의 협상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도 있다.
지난 11일 FA 시장이 개장된 이후 14일까지 4일간 계약 소식은 하나도 들려오지 않았다. 두산 소속 선수 중에는 김재호, 이현승, 이원석이 자유롭게 10개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상황인데, 외부 FA 영입 계획이 없는 두산은 이들과의 만남도 급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우선 가까운 시일 내에 3명과 한 번씩은 만나볼 예정이다. 두산 관계자는 14일 전화통화에서 “FA 신청서를 받으면서 선수들을 한 번씩 봤다. 구체적인 협상은 없었지만 이번 주에 연락을 하면서 만날 계획을 가지고 있다. 3명 모두는 아니더라도 순차적으로 연락을 취해 만날 생각이다. 이번 주에 다 만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고 간단히 계획을 설명했다.
이렇게까지 초반 분위기가 조용한 것은 다소 의외기도 하다. 이 관계자 역시 “우선협상 기간이 없어서 처음부터 시장이 과열되는 것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도 “그래도 너무 조용하기는 하다”며 놀라워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전체적으로 고요한 분위기 속에 두산이 급하게 마음을 먹지 않는 것은 약간의 믿음도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선수들의 생각을 어느 정도 알고는 있고, 공감대는 있다고 생각한다. 합의된 사항은 없지만 선수들이 팀에 남고 싶어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은 읽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3명 모두 이적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구단이 제시하는 조건을 듣지도 않은 채 다른 팀과 계약할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두산도 천천히 연락하며 선수들과 조건을 맞춰보려 하고 있다. 물론 목표대로 모두 잡을 것이란 보장이 없어 머리가 아픈 것도 사실이다.
어느 팀에 있더라도 주축으로 활용될 수 있는 김재호, 이현승과 달리 이원석의 경우 상황이 조금 유동적이다. 두산 관계자 역시 “이원석은 조금 다르다. 고민을 많이 하고 FA가 됐기 때문에 계약을 해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지를 판단해서 결정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바깥에서 봐도 이원석에게 금액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출전 기회다. 조건만 괜찮다면 경쟁이 치열한 두산에 잔류하는 것보다는 이적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