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을 갖고 냉정하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최대 위기다.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2승 1무 1패(승점 7)로 3위에 있다. 본선 티켓이 주어지는 2위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차는 2점이다. 15일 최종예선 5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한국의 2위 도약은 힘들어진다.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다. 지난 달 이란 원정에서 당한 0-1 패배가 치명적이었다. 예년과 달리 한국은 결과는 물론 경기력에서도 이란에 밀렸다.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들 모두가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 틈을 타 우즈베키스탄은 중국을 2-0으로 제압, 한국을 밀어내고 2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분위기 반전의 계기는 마련했다. 지난 해까지 선수들과 함께 뛰었던 차두리가 전력 분석관으로 합류하며 내부 분위기를 바꿨고, 지난 11일 캐나다와 친선경기서 2-0으로 이기면서 침체됐던 선수들의 사기도 끌어 올렸다. 여러모로 긍정적인 분위기가 한국을 감싸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캐나다전에서의 얻은 좋은 분위기를 우즈베키스탄전까지 이어가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럴 때 팀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평소와 똑같이 이야기하고 대하면서 선수들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쉬운 상대가 아니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9승 3무 1패로 크게 앞서지만, 지금의 우즈베키스탄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4경기서 이란에만 단 1골을 내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은 최근 5경기에서 1실점을 했을 정도로 수비가 단단하다"고 말했다.
이란 원정에서 잃은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 이란 원정에서 골을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캐나다와 친선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내일 경기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캐나다전에서 모든 선수들의 빌드업 과정이 좋았고, 수비를 할 때도 조직적이었다. 이런 모습을 다시 보이면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자철은 자신감과 더불어 냉정함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캐나다전을 통해 자신감을 찾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친선경기와 최종예선을 비교하는 건 힘들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머리는 차갑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단두대 매치인 만큼 일대일 상황에서 지면 어려운 경기가 된다. 모든 선수가 일대일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냉정하면서 전투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 파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